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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Apr 04. 2023

바다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

그 안에 꼭꼭 숨겨둔 말들

좋아하는 바다를 눈에 가득 담고 왔다. 햇살에 눈이 부셔도, 바람이 차가워도, 계속 보고 싶었다. 부서지는 파도에 시선을 맞추고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았다. 시선은 모래알에서 하얀 거품으로, 울렁이는 파도 위로 옮겨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 찬찬히 바라보는 것처럼 눈에 더 담아내고 싶었다.


바다에 갈 땐 청바지와 흰 티셔츠를, 초록이 있는 곳엔 연두색 옷을 챙겨 입게 된다. 바다와 옷을 맞춰 입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숨을 쉬는 공기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 깊은 위로가 필요할 때 나는 바다가 보고 싶다고 말한다. 솔직하지 못한 나는 언제나 자연 앞에서 감정을 드러낸다. 숨기지 않아도 고요하게 알아준다. 모든 것을 해제시키고 편안한 표정을 짓게 한다. 그래서 한동안 눈을 감고 바다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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