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요가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rae Apr 08. 2023

흙 만지는 게 이렇게 재밌었나

나의 새로운 즐거움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친구를 따라갔던 첫 번째 클래스에서 도자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흙을 다듬고 유약을 바르고 물감을 칠했다. 갈색의 흙뭉텅이가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탄생한다.


친구들과 함께 가기도 하고, 혼자 가기도 하고, 그러다 나보다 손재주가 좋으신 엄마 생각이 나서 엄마랑도 같이 공방에 갔다.


엄마는 처음 왔는데도 물레도 잘하시고 손으로 빚는 것도 잘하셨다. 그리고 역시 즐거워하셨다. 엄마가 좋아할 줄 알았어, 하며 속으로 뿌듯해했다. 엄마가 만든 건 고양이들의 밥그릇, 물그릇, 화병이다. 집사 아니랄까 봐 좋은 그릇에 밥을 줘야 고양이들에게도 좋다며 이름까지 새기셨다.


가만히 흙을 바라보고 다듬고 칠하고, 완성이 되면 어떤 것을 담아 볼까 생각하는 그 모든 과정이 좋다. 오로지 앞에 있는 흙에 집중했을 뿐인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공방에서의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은 내가 그것을 좋아하고 있는 것임을 알게 해 준다. 섬세하게, 다듬어내는 시간들이 요즘 나의 행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찾는 것이, 당신을 찾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