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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Sep 11. 2023

인도에서 푸자보기

매일 하는 푸자의식

여유로운 일요일. 오전 내내 비가 와서 또 늘어져있었는데 점차 비가 그쳐 타포반 동네를 산책했다. 이젠 거의 경기도 리시케시 타포반 동이다. 익숙해지다 못해 이제는 집 앞 마실 장소처럼 느껴지는 골목엔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오늘따라 말 거는 사람이 꽤 있었다. 갑자기 자기 꿈이 동양인 여자친구를 만드는 거라며 말 거는 사람, 아유르베다 영업하는 저번에 만났던 사람, 요가 강사라며 요가원을 홍보하는 사람.. 이럴 땐 앞만 보고 걷는 게 최고다.


오후엔 푸자를 보러 람줄라를 건넜다. 다 같이 스무디도 먹고 구경도 하고 걷다 보니 파르마스니케탄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풍경. 사람들은 달라지고 나는 그대로인 채 다시 이곳에 와있다. 한 바퀴를 쭈욱 둘러보고 푸자가 열리는 곳으로 갔다. 선생님 찬스로 1열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에 앉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노래가 시작되니 수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박수를 치고 손을 높이 들어 올린다. 시바신의 모습 앞으로 아른거리는 연기, 노을 지는 풍경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잠시 눈을 감고 소리만 들어보았다. 여기에 있음을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눈을 떠 멍하니 내 눈앞에 펼쳐진 색색깔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하늘엔 노을빛을 받아 날개 같은 구름이 떠 있다. 사방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박수 소리와 노랫소리가 가득하다. 푸자가 끝나고 툭툭을 타고 집으로 간다. 집, 머무르는 동안 나의 집이 된 곳으로 간다. 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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