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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Sep 11. 2023

인도에서 혼자 놀기

요가하고 릭샤 타고

요가 우파사나. 숙소에서 나와 위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요가원이다. 겉모습은 가정집 같아서 지나가기만 했는데 앞에 예쁜 언니가 들어가서 가려던 요가원을 제치고 따라 들어갔다. 여기도 가보고 싶었던 참이었다. 그런데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사진작가 아시시가 있었다. 서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라는 표정을 하고 멋쩍지만 반갑게 인사했다. 요가원은 정원으로 꾸며진 곳으로 가면 나오는데 날씨가 좋아서 사진이 예쁘게 찍혔다. 안에는 바나나 잎을 엮은 지붕이 보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매트를 깔고 앉아 있었다. 여태까지 갔던 요가원 중에 사람이 제일 많았다.


경건하게 두 손을 모아 파탄잘리와 구루, 강가, 나를 보호해 주는 존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만트라를 외치고 호흡을 한 후, 스트랩을 사용해 아사나를 이어간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두 시간 동안 아사나는 열개를 넘지 않았지만 확실하게 가르쳐주신다. 아사나를 알려주시며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요가 선생님은 스스로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 일주일 과정, 몇 달 과정을 듣고 요가를 가르칠 수 없다. 물론 그렇게 선생이 될 수 있지만 올바르지 않다. 수많은 노력으로 수련하며 몇 년씩 연습하고 요가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라.


그리고 기본 아사나라고 생각했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기본 아사나란 무엇인가? 쉬워 보이는 동작이 기본 아사나인가? 그 동작을 제대로 해보면 1분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기본이란 단어는 삭제해야 올바르다. 산스크리트어를 하나하나 짚어주시며 설명해 주신 것도 인상 깊었다. 이것이 어떤 아사나인지, 이 안에 뻗음이 있는지 다리의 넓이는 적당한지가 담겨있다. 하고자 하는 아사나가 있다면 그 안에 있는 의미부터 이해하면 된다.


수련을 끝내고 가는 길, 목가적인 풍경에 또 넋을 놓는다. 이 골목 저 골목 내 동네 마냥 돌아다니는 것이 재미있다. 살던 곳도 아닌데 전생에 이 동네 사람이었던 것 마냥 잘도 돌아다닌다. 오늘은 타브카페에 갔는데 거기서 또 아유르베다 영업왕을 만났다. 서로 이름을 몰라 코리안! 하이! 하며 인사했는데 다음엔 내 이름을 알려주고 그 사람의 이름도 물어봐야겠다.


오늘은 혼자 릭샤를 타고 람줄라 근처까지 갔다 왔다. 작년에 잔뜩 겁먹고 친구의 팔짱을 끼고 다녔던 때와  다르게 혼자서 잘도 다닌다. 겁을 먹지 않으면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겁에 대한 농도는 점차 옅어진다. 어느새 하루가 끝이 난다. 내일도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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