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언어
리시케시, 옥상에서 다양한 모양의 구름을 보고 있었다. 한 구름이 토끼모양을 하고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만딥지에게 토끼모양 구름 같아요 하고 말했다. 만딥지는 It‘s come to you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토끼 구름을 봤는데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았다.
리시케시에 와서는 듣는 말도, 하는 말도 달라진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인도 노래를 듣고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빨래를 걷으면서. 매일 가요를 듣던 내가 이제는 익숙하게 만트라를 노래처럼 부르고 듣는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시인 같다.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가슴 깊이 퍼지는 울림이 있다. 나는 그들의 파동에 스며들어 그들이 하는 말들을 영혼에 담는다. 오늘 나의 모습이 예쁘면 예쁘다고,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 연락하라고, 수련을 잘 해내면 잘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들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내면에서 오는 말인지 아닌지. 나보다 짙은 색의 피부를 가진 그들의 눈동자는 깊은 곳에서도 밝게 빛이나 결국에는 어둠을 뚫고 나오는 빛처럼 영롱하다.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눈빛을 가진 그들. 그들이 사는 나라와 도시, 동네, 골목길을 나는 사랑한다.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에서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당신은 왜 해마다 인도에 오나요?" 내가 잡지를 덮으며 말했다.
"그만큼 인도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그러자 뜻밖에도 잔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네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이 인도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가 당신을 사랑하는 거예요. 인도가 언제나 당신을 부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자꾸만 인도에 오게 되는 거예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인생에서 인도라는 나라는 영원히 오지 않을 나라였다. 그런데 나는 그 나라를 두 번이나 찾아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명확한 대답을 할 수 없다. 왜 인도에 자꾸 오게 되는지. 나는 그저 사랑에 빠진 듯 스며들었고 그 품 안에서 평온히 웃게 된다. 그리고 미소 짓는 내게 인도는 나의 영혼을 보며 말한다. 나를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