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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Oct 29. 2023

재즈 공연이 좋아졌다

자유로운 음표 속의 여백

책 한 페이지의 날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 땐 모든 감각 중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산책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작년에 우연히 알게 된 재즈 공연이 있는데 그 이후로 시간이 되면 꼭 찾아가 듣는다. 피아노와 기타, 두 개의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더 이상 다른 악기를 더할 것 없이 서로 잘 어울려 가장 좋아하는 조합이 되었다. 이번엔 드럼과 베이스가 함께 했는데 잔잔한 곡에 더 마음이 간다.


재즈 악보 속 가득 채워진 음표 사이엔 부드러운 여백이 있어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있던 미간을 스르르 풀게 된다. 아티스트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리듬에 집중하고 즐기는 모습이 표정으로 나타날 때면, 나도 그만 표정을 풀고 이 음악을 느껴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느리고 빠른 템포를 들으며 속으로 한숨을 쉬면 따뜻한 숨이 차오르는 것 같다. 연주자가 첫 음을 튕기며 내는 소리는 마치 스윽 내 옆자리로 다가와 시려운 손 끝을 잡아주는 손길같이 느껴진다. 재즈는 손 끝이 시려오는 계절과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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