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증 발급과 은행계좌 만들기
<들어가기 전에>
원래 예정대로였다면 베트남 생활에 대한 글을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쓸 생각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서 글을 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불과 얼마 전 해외 이사를 다 마무리한 줄 알았더니만 입주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집주인이 집을 팔았다고 했고, 우리더러 집에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보상은 받겠지만 우리는 다시 이사를 알아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한 달 전에 했던 대로 다시 집 알아보고 이사 알아보고 하느라 이제야 정신이 들었고 다음 주에 정말 정착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려고 한다. (과연...제발...)
앞서 얘기했던 대로 베트남에 무비자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한국인 기준) 한 달에 15일이다. 나는 남편이 Working Permit을 받았고, 그에 따라 거주증 (Residence Card, Thẻ Tạm Trú)을 받을 수 있다. 전입신고 개념의 Local residence cerfiticate을 완료하고 회사에 여권과 서류를 제출하니 거주증을 줬다고 했다.
내 거주증에는 개인정보가 너무 왕왕 나와있어서 정보 가려진 이미지를 퍼왔다. 보통 신분증이라고 하면 신용카드처럼 플라스틱 카드를 생각하게 마련인데 베트남에서 준 이 신분증은 그냥 종이를 코팅한 거였다. 그럼에도 이 신분증은 정말 중요하니 여권만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 얼마 전 포털에서 뉴스를 하나 봤는데 출국하는 데 땀주를 가져가지 않아서 대략 난감했던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늘 땀주를 갖고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땀주 안 가져가서 공항에서 당황했던 분의 이야기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47&aid=0002195108
땀주와 함께 돌아온 나의 여권을 들고 단지 내의 신한은행으로 향했다. 베트남 로컬 은행들도 많지만 한국에서도 쓰던 은행 브랜드라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첫 은행 계좌는 신한은행으로 결정. 나중에 알아보니 신한은행이 베트남 내에서 외국계 은행 중 고객 수나 지점 수가 꽤 많은 편이었다. 덕분에 ATM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내가 찾은 은행은 단지 안에 있는 거여서 그런지 창구가 4개 정도 있는 작은 은행이었다. 하지만 그 안의 분위기는 한국에서 갔던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번호표를 뽑고 앉아서 용건을 얘기하면 되고, 계좌를 개설하는 과정도 한국과 거의 비슷했다.
내 여권을 보고 은행에서는 한국어 안내문을 보여줬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인터넷 뱅킹, 보안매체 지정, 입출금 내역 안내받는 앱까지 받을 수 있다. 계좌 이체하는 거나 돈 출금하는 것, 비밀번호 설정하는 것도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되고 이제는 내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도 쓸 수 있다. 그동안 현금 무더기로 들고 다니는 게 힘들었는데 정말 잘 됐다!
모바일 뱅킹도 앱에서 가능하고, 한국어 지원도 된다! 이런 부분에서 새삼 베트남에 한국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체감했다. 찾아보니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많은데, 사업을 꾸리는 과정에서 은행이 꼭 필요하고 (대출, 직원 급여 지급 등)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은행들이 자리를 잡게 된 것으로 보였다. 주재원이나 사업 등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과 그의 가족들이 많은 것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나도 신한은행에 갔으니까.....!)
이제 베트남에 이사 온 지 한 달, 점점 여행자에서 거주자가 되어감을 느낀다.
한 달 반 만에 이사 두 번 하는 건 안 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