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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May 03. 2019

아직은 생소한 베트남의 휴양지, 푸꾸옥 다녀온 이야기

더 붐비기 전에 가야만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여행이 가고 싶어 져서 푸꿕(푸꾸옥)에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고 리조트를 예약했다. 호치민에서 푸꿕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거리, 주말여행 다녀오기에 참 적당한 곳이다. 그 당시에 뭔가 지쳐있었는지 우리는 푸꿕 이름만 되뇌면서 말 그대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그냥 그곳으로 향했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아서 우리가 원했던 스노클링 투어는 하지 못했지만, 그 대신 푸꿕이 다음에 또 오고 싶은 여행지로 남았다.



국내선 청사에서 비엣젯을 타는 게 처음이라 조금 헤맸지만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푸꿕 공항에 도착! 호치민보다 훨씬 쾌적한 공항 컨디션에 놀라고, 달랏에서 보지 못했던 비나선 택시가 보이는 것에 놀라고, 차가 거의 없는 쭉 뻗은 길을 달려 리조트로 향하는 것에 놀랐다.


호치민에서 느낄 수 없는 속도감



이번 여행의 핵심,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푸꾸옥 여행은 오롯이 리조트에서 놀고먹기로 한 터라 리조트를 꽤 신중하게 골랐다. 그중에서도 우리 부부의 눈을 사로잡은 건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물론 다른 리조트들과 비교해서 비싼 편이었지만, '대학교 컨셉의 리조트'라는 문장 하나가 우리를 사로잡았다.


기가 막히는 Lamarck University 홍보 영상


체크인
오래된 대학교 온 것 같은 느낌

택시를 타고 리조트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깜짝 놀랐다. 이제까지 본 리조트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고, 베트남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었다. 건축 양식부터 소품 하나까지 모두 유럽 어딘가에 있을법한 대학교처럼 꾸며둔 것이다.


체크인도 일반적인 호텔처럼 리셉션 데스크에 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소파에 앉아있으면 스탭이 와서 도와준다.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방 키를 받는 절차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장 놀라운 건 커다란 시간표였다. 이 리조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활동이 마치 대학교 시간표처럼 짜여 있고 원하는 건 예약해서 들으면 된다. (우리는 아무것도 듣지 않았지만 관심 있는 프로그램은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을 듯!) 그다음 우리는 버기카를 타고 우리 방으로 향했다.

리조트 지도. 넓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Shell and Botany 건물, 그러니까 조개(패류)와 식물학과 건물이었다. 이 옆으로는 Zoology (동물학), Agriculture (농업학) 등이 있고 맞은편에 Insect Study(곤충), Mammal Study (포유류) 컨셉의 빌라가 있다.


우리가 묵었던 방
조개 컨셉이라 온통 조개 그림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조개(패류)' 건물이라 방 안에도 그림부터 작은 전등 하나까지 전부 조개 모양이었다.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에 감탄...



그리고 발코니에서 에메랄드빛 바다와 이 리조트의 시그니처인 조개 모양 풀이 보인다는 것. 방 컨디션과 위치, 뷰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방이었다.


리조트 곳곳 살펴보기

리조트 밖을 나가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았던 건 앞서 얘기했던 대로 이 리조트 전체가 대학교 컨셉으로 꾸며져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아니라 유럽 어딘가에 온 느낌, 그리고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건물과 인테리어 장식들! 리조트 안에만 있어도 구경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름의 컨셉을 잃지 않은 리조트의 식당들

이 곳의 또 다른 장점은 식당들까지도 나름의 컨셉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나올 것 같은 조식 식당, 이름처럼 온통 핑크색으로 장식된 '핑크 펄', 그리고 화학과 컨셉에 맞춘 칵테일 바까지! 원래 리조트에서는 식당이 워낙 비싼 편이라 좀 망설여지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모든 곳을 다 가보고 싶을 정도였다.


화려한 인테리어의 극치를 보여주는 레스토랑 'Pink Pearl'


마법학교 구내 식당같았던 조식 레스토랑 'Tempus Fugit'
화학 실험실 컨셉의 칵테일 바 'Department of Chemistry'


작지만 아름다운 Kem Beach

이 리조트가 좋았던 이유는 푸꾸옥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리조트 바로 앞에서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스노클링을 하려면 배를 타고 나가는 것이 좋지만, 바다 위에서 패들보트 타고 백사장 위 선베드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잔잔하면서도 조용한 푸꾸옥의 바다

푸꾸옥에서 꼭 해봐야 하는 것, 케이블카 타기!

계획을 좀 더 미리 세웠더라면 스노클링도 예약하고, 빈펄 사파리도 가봤을 텐데 리조트에서 빈둥대느라 푸꾸옥 섬을 돌아보지는 못했다. 그중 잠깐 다녀올만한 곳 없나 찾아보다가 발견한 게 있는데 바로 케이블카! 세계 최장 해상 케이블 카라고 하는데 길이가 무려 8km 가까이 된다. 가보니 아름다운 푸꾸옥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고 다음에는 꼭 스노클링을 예약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아름다운 푸꾸옥의 바다

케이블카는 길이가 긴 만큼 편도로 약 15분 정도 걸린다. 그냥 쭉 내려가거나 올라가는 게 아니고 내려가다가 중간에 기둥 있는 곳에 가면 올라가기도 하고 해서 은근 스릴이 느껴진다.


케이블카 종착역에 내리면 아직 공사 중인 워터파크가 보이는데 버기카를 타고 해변에 갈 수 있다. 의외로 바닷가에 놀이기구를 만들어놔서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물놀이 준비를 아예 하지 않아서... 수영은 리조트에서 하기로 하고 금방 돌아갔다.



푸꾸옥 여행 후에 푸켓도 다녀왔지만 아직까지 내 마음속 최고의 휴양지는 푸꾸옥이다.

다음에 냐짱 (나트랑)이나 다낭, 무이네, 붕따우를 가보겠지만 아마 그 모든 곳들을 다 다녀와도 결론은 푸꾸옥으로 날 것 같은...


베트남에 여행 온다면, 특히 호치민에 여행 온다면 호치민에서 비행기 1시간 거리의 푸꾸옥을 꼭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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