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gaurus (보스가우루스)
내가 사는 이 도시는 가게 건너 가게가 카페일 정도로 커피를 파는 곳이 많다. 호치민의 건물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입구가 좁은 대신 앞뒤로 길고, 여러 층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조용한 곳을 원하는 내가 다니는 카페는 대부분 대로가 아닌 골목에 있거나, 다른 매장과 건물 입구를 공유한다. 호치민의 Hem gems (* 베트남어로 골목은 hẻm이라고 부름)도 좋지만 가끔은 탁 트인 공간이 그립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테라로사 같은 분위기의 카페.
그러다 사이공펄 빌라 단지 안에 있는 아주 이국적인 카페를 발견했다. 이 곳은 내가 지난 4월 호치민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꼈던 곳이기도 하다. 밀물처럼 밀려들어오는 오토바이도 별로 없고, 쭉 뻗은 길에 단독주택들이 모여있는 동네. 게다가 사이공강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으니, 어느 도시에서든 인기 많은 '리버뷰' 아니던가.
호치민에 있는 카페들은 인테리어를 할 때 나무를 많이 쓴다. 여기서 나무로 된 가구를 구하기가 쉬운 것도 있고, 연중 여름 날씨인 탓에 키 큰 식물들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가우루스는 호치민에 있는 카페답지 않게 아주 차가운 느낌으로 카페를 꾸몄다. 유리 상판에 메탈 프레임 테이블, 흰 벽과 까만 의자, 유리벽까지. 테이블 간격도 넓고, 빛이 잘 들어서 일하기 딱 좋은 공간이었다. 다시 말해, 이 카페만 호치민이 아니라 다른 도시에 와 있는 기분.
카페 테라스에는 눈 앞의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파라솔과 푹신한 의자까지 준비되어 있다. 나는 2층에 가보지는 않았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2층 공간도 사이공강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기에 아주 좋다고 한다.
커알못답게 나는 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니면 라떼만 마셔서 몰랐는데, 호치민에서는 드물게 이 카페에서 아라비카 커피로 만든 카페 쓰어다를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커피 대부분은 로부스타 종이고, 일반적인 카페 쓰어다도 로부스타 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음.) 또 커다란 로스팅 기계를 갖춘 커피 전문점답게 여기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 카페를 창업한 Nguyen Canh Hung은 유럽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처음으로 커피의 과일향과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커피를 생산하는 베트남에 살면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그 후 그는 스페셜티 커피 코스를 등록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로스팅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베트남에 돌아와서 오픈한 곳이 이 곳, 보스가우루스다. 또 이 곳이 유명한 건 베트남 바리스타 챔피언을 배출한 곳이라고.
베트남 사람이 외국에서 경험한 것을 모국으로 가져오고, 또 베트남의 전통과 융화시키는 것을 보니 새삼 이 카페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제까지 카페 쓰어다는 다 똑같은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존과 다른 커피를 쓰면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Bosgaurus Coffee: https://goo.gl/maps/g32UCfnHbcrhpbNbA
https://sprudge.com/inside-bosgaurus-ho-chi-minh-citys-stunning-multi-story-cafe-140778.html
http://bosgauruscoffee.com/en/quality-coffee-doesnt-grow-on-tre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