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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Oct 15. 2016

허니문을 떠나는 우리의 자세

그냥 여행과는 또 다른 느낌

결혼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신혼여행 글을 쓰고 있자니 조금 부끄럽다. 변명하자면 결혼한 직후에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고,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다른 여행을 몇 번 더 다녀와 있었다. 그 사이에 짧은 여행에 대한 글은 이미 남긴 터였고 신혼여행에 대한 기억은 점점 멀어져갈 뿐. 여튼 변명은 이쯤하고 신혼여행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가장 기다리는 것은 바로 신혼여행이다. 직장다니면서 (연차 소진 없이) 길게 여행 갈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고, 호화로운 호텔에 묵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그리고 부부로서 첫 여행을 떠나는 것이니 설렘이 가득할 수 밖에! 


결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한 것도 신혼여행이었다. 결혼식장이나 스드메 같은 건 대강 남들 하는 것처럼 하더라도 여행만큼은 정말 특별한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그렇듯이 우리도 신혼여행의 목적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었다. 다행히도 우리 둘 다 매우 게으른 여행자였고, 정신없는 결혼을 끝내고 다시 바쁜 여행을 떠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남편은 결혼 직전까지 이래저래 해외 출장이 많아서 온전히 쉴 수 있는, 현실에서 완전히 동떨어질 그런 공간이 필요했다. 


처음에 떠올린 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모리셔스섬이었다. 휴양을 즐기면서도 사파리에서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계획을 추진하기도 전에 우리의 꿈은 좌절되었다. 그 때 메르스가 대유행이었는데, 하필 모리셔스로 가는 비행기는 두바이를 경유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두바이에서 스탑오버 하면서 사막투어도 하려고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계획을 완전히 접고 다른 곳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 다음 우리 마음 속에 들어온 곳은 타히티 보라보라. 사실 나도 신혼여행 생각하기 전까지 보라보라가 어디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다. 지도를 보니 정말 망망대해 한 가운데 작은 섬이더라는... 가는 데 한참 걸리긴 하지만 이국적인 풍경과 흔하지 않은 신혼여행지라는 생각에 바로 신혼여행지를 결정했다. 


태평양 한 가운데 작은 섬, 보라보라 (출처: http://oneborabora.com/)




결혼 준비 하는 동안 '신혼 여행 어디로 가니?' 라는 질문을 백 번도 넘게 들었는데 '보라보라섬'이라고 답변했을 때 대부분 거기가 어디냐고 재차 물어봤었다. 그럼 나는 '남태평양 한 가운데 작은 섬, 타히티 섬 근처에 있는 곳'이라고만 부연설명 했을 뿐이다. 신혼여행 가기 전에는 그 말 밖에는 설명할 것이 없었지만 4박 6일 동안 그 곳에 다녀오고 나니 이제는 그 곳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하루종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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