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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Oct 20. 2016

상상 그 이상, 세인트레지스 보라보라

이런 곳을 또 갈 수 있을까

신혼여행 기간 동안 우리가 묵었던 곳은 세인트레지스 보라보라였다. 여행 떠나기 전에 홈페이지나 다른 사람들이 올려 놓은 사진을 보고 정말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보정을 너무 심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이 곳에 도착하고 보니,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사진 그대로였다.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면 정보는 이 곳에서 > http://www.stregisborabora.com/




세인트레지스 보라보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이 비현실적인 물빛깔에 감탄하게 된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나도 오묘한 바다 빛깔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색


바다를 마주한 방갈로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이 방갈로 하나하나가 세인트레지스 보라보라에 온 사람들을 위한 객실이다. 좋은 방은 방갈로도 훨씬 크고 수영장도 따로 딸려있다. 방갈로 사이의 간격도 넓은 편이라 소리를 지르지 않는 이상 옆방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우리 방으로 가는 길. 여기서 자전거 타면 포X리스X트 광고 같은 느낌이겠지?


방으로 가는 길은 꽤 복잡했다. 처음에 이 곳에 도착하면 한국인 버틀러가 이곳 저곳 안내를 해 주는데, 길이 꼬불꼬불한 건 아닌데 방갈로 모양이 다 똑같이 생기다 보니 방향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리조트에 머무른지 3일 정도 되서야 어디에 식당이 있고 우리 방이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리조트는 걷기에는 꽤 넓은 편이라 리조트 곳곳에 자전거가 놓여있다. 다만 이 자전거는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다보니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낮출 수 없고 멈추려면 페달을 뒤로 굴려줘야 한다. 픽시 자전거를 처음 타 본 나는 결국 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어디선가 데굴데굴 굴렀었다. 픽시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다면 데스크에 연락해서 전기 카트를 보내달라고 하는 편이 훨씬 낫다. 


골프장에 다닐 것 같은 전기카트. 데스크에 요청하면 전기카트를 보내준다. 


화장실에 세면대가 두 개!

방갈로에 들어갔더니 호텔 방과는 차원이 다른 방 사이즈에 놀랐다. 크게 침실, 화장실, 거실, 테라스로 나뉘어 있는데 공간이 널찍널찍해서 짐을 아무렇게나 풀어놓아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세면대도 두 개나 있어서 누군가 씻을 때 다른 한 명이 멍때리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 


거실에 놓여있던 와인과 웰컴 레터

거실에는 와인 한 병과 간단한 쿠키, 그리고 방문을 환영한다는 편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거실 한 가운데 유리창이 나 있는데 그 곳을 통해 발 밑에 놓인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다 속이 훤히 보이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바다 위에 있다는 느낌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었다. 


도착을 자축하며 Cheers! 


선베드가 놓인 테라스

테라스에 있으면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게다가 선베드도 있어서 나른하게 누워있기 딱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저기 30분만 앉아있어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다면) 온 몸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멋모르고 비키니만 입은채로 저 선베드에 누워서 잡지를 읽었는데 아직도 어깨에 비키니 자국이 남아있다. 역시 적도의 태양이란... 


1일 1회 찾아갔던 스파


우리가 리조트에 있는 동안 매일 갔던 곳이 딱 세 군데 있다. 우리 방, 메인 레스토랑, 그리고 스파! 사실 우리가 예약한 패키지에는 마사지 30분 짜리만 포함돼 있었는데 한 번 다녀오고 너무나 좋았던 나머지 다른 날도 꾸준히 출근도장을 찍었다. 가격은 호텔급이지만 '신혼여행'이라는 마법의 단어는 우리를 가격표 앞에서 망설이지 않게 만들었다. 



신혼여행 동안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망설임없이 먹고 마신 것들과 물놀이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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