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예약, 국제운전면허증, 그리고...
우리의 이번 여행은 '자동차 여행'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작년에 하와이에서도 차를 빌려서 다니긴 했었지만, 유럽에서의 운전은 나도 남편도 처음이라 조금 긴장하고 있다. (..라고 썼더니 남편이 헬싱키에서 일할 때 차로 출퇴근 했었다고 한다. 이 부분 정정!) 거기다 나는 국내에서도 운전할 일이 거의 없어서 운전대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 이번에는 반드시 10분이라도 운전을 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유럽에서의 자동차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 목적지는 내 친구 부부의 가족 별장! 잠시 오슬로에 살았었지만 근교 여행은 꿈도 못 꾸던 학생 때라 이번 자동차 여행이 더욱 기대된다.
1. 렌터카 예약
렌터카 예약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들 하던데, 우리는 귀찮아서 이미 남편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hertz에서 렌터카를 예약했다. 온라인에서 픽업 장소, 반납 장소, 날짜를 정하면 예약 가능한 차종이 쭉 나오고 선택만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한 게 있었으니...
유럽은 수동 기어 차량이 대부분이었다는 점.
우리나라에서 흔한 자동 기어 차량은 대수도 많지 않은 데다가 심지어 2배 정도 비싸다. 나는 1종 보통으로 면허 따긴 했지만 그게 벌써 10년 전이라 다 까먹었고(....), 남편은 2종 면허라 수동 기어로 차를 운전하려면 따로 연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 연수받을 돈이면 그냥 차를 자동으로 빌리자고 해서 우리는 몇 대 없는 + 거기다 2배는 더 비싼 자동 기어 차를 선택했다.
나름 북유럽이니까 스칸디나비안 감성을 채워주는 VOLVO 차를 빌려야 하나 생각했지만. 가격을 보고서 마음을 접었다. 둘만 타는 거고 왕복 5시간 정도 탈 차니까 가장 작고 저렴한 차로...
2. 국제운전면허증 준비
작년에 하와이 갈 때도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는데, 나는 하와이에서 단 한 번도 운전을 하지 않았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운전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라고 변명을 해 본다. 남편한테 미안..)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은 지정된 장소에서 가능한데, 우리 동네는 근처에 경찰서가 있어서 그곳에서 받았다. 준비할 건 여권 사이즈 사진 1장, 여권, 운전면허증, 그리고 발급비용 8,500원. 발급비용은 신기하게 현금은 아예 안 받고 카드로만 된다. 신청서 작성하고 번호표 기다린 다음 제출, 또 조금 기다리면 바로 발급되어 나온다.
처음에는 국제운전면허증이라고 해서 뭔가 시험(?)을 보고 통과해야만 주는 건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발급받은 운전면허증을 해외에서 잘 쓸 수 있게 번역해 준 제2의 라이센스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해외에서 면허증 제시할 때 저 국제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안 되고 반드시 국내에서 발급받은 면허증을 같이 내야 한다. 사고 내거나 딱지만 안 끊으면 면허증 낼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3. 드라이빙 마인드 탑재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나는 평소에 운전할 일이 거의 없다. 출퇴근도 지하철로 하고, 주말에는 남편이 거의 다 운전하는... (쓰고 보니 자꾸 반성하게 된다. 다음엔 내가 좀 더 해야지..)
이번 자동차 여행을 대비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지난 주말에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3시간가량 운전하는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일부러 차를 흔들리게도 하고, 물기가 있는 바닥에 미끄러져 보기도 하고, 시속 140km 이상으로 밟아보기도 했는데 덕분에 자동차 운전이 한결 익숙해진 느낌이다. 오슬로 근교는 우리나라만큼 차가 막히지는 않을 테니,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본다.
여행지에서 자동차로 다니는 건 여행자에게 엄청난 자유를 준다. 대중교통 시간에 맞추지 않아도 되고, 짐이 많아도 상관없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안 좋아도 차 안에 있으면 되니까 몸도 편하다. 거기다 운전자가 가고 싶은 길로 다니고 자동차 바퀴 닿는 대로 가다가 원할 때 멈춰서도 된다. (참, 차를 세울 때는 항상 주차장이 있어야 하니 그 부분은 조금 불편하다.)
과연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발이 되어 줄 자동차는 어떤 것일지, 그리고 이 자동차 여행의 경험이 우리의 여행에 어떤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 그리고 나의 첫 해외 운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