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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인 듯 따로인 듯 오묘한 부부의 여행

공항에서 헤어지고 현지에서 만나기

by 앨리스

이전에 브런치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 부부는 각자 다른 비행기를 타고서 오슬로에서 만나기로 했다. 다행히 시간이 엄청나게 벌어져 있는 건 아니라서, 어느정도 감내할 만한 수준이기는 하다.


20170614_233503.jpg 우리 부부의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무민 인형


오늘 아침 새벽 6시에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탔는데, 생각보다 날이 밝아서 놀랐다. 평소에는 우리 둘 다 8시 반은 되어야 집에서 나오다보니 새벽 6시가 이렇게 밝은 줄 몰랐다. 대낮처럼 환한 새벽에, 길에는 생각보다 차가 많았고,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일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보통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비행기 출발 시간 기준 2~3시간 전인데, 이번에는 남편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추다보니 나는 예정보다 훨씬 일찍 공항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오면 카운터가 열리지 않는건가 싶어서 그 사이 나는 뭘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다행히도 일찍 체크인 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같이 면세구역 안으로 들어와서 간단히 아침밥도 먹고, 탑승동 넘어가는 통로 앞에서 인사도 하고. (서로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다보니 탑승구역이 나뉘어서 게이트 앞에서 인사는 못했다...) 계산해보니 거의 18시간 뒤에나 만날 수 있다. 그나저나, 서로 환승하는 시간도 비슷하지 않아서 그 사이에 연락도 잘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남편은 방금 비행기에 타서 출발했는데, 이륙 전에 핀에어 잡지에 등장한 무민을 찍어서 잔뜩 보내줬다. 같이 비행기를 탔다면 더 좋았을테지만... 나는 라운지에 앉아 남편이 보내준 사진을 보면서 대리만족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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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핀에어 타보고 싶은데...)


결혼 전에는 대부분의 여행을 혼자 다니다보니 거기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결혼하고 난 다음부터는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여행을 남편과 함께 다녔다. 혼자 라운지에 앉아서 브런치 글을 쓰고 있자니 예전에 혼자 여행다니던 생각도 나면서 기분이 오묘하다. 가끔은(?!)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항에서 만나면 평소보다 더 반가울 것 같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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