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 언덕을 지나, 스위스로 입성

국경을 넘는 기차를 타고 스위스 바젤로

by 앨리스
지난 글을 보니 무려 한 달이나 지나있었다. 그간 제주도와 경주를 다녀왔고, 이래저래 주말 내내 정신이 없었던 탓에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했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얼른 여행기를 완성해야겠다. 다시 한번 반성!


이 여행 패키지는 2박 3일 간 파리에 머문다. 자유여행을 왔다면 1주일, 아니 1달도 파리 여행을 하기에 모자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패키지에서는 중간중간 자유시간을 많이 줘서 엄마와 자유여행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줬다. 특히 몽마르트 언덕에서는 엄마와 커피도 마시고, 천천히 산책도 하면서 우리 모녀만의 시간을 가졌다.


20170625_092218.jpg 몽마르트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

이 곳은 내가 두 번째 파리 여행을 왔을 때 처음 와봤던 곳인데, 언덕이 많지 않은 파리에서 비교적 지대가 높은 곳이다 보니 파리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그만큼 관광객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309297_274567222553605_6175005_n.jpg 2011년 8월, 파리 몽마르트 언덕
20170625_101130.jpg 2017년 6월, 파리 몽마르트 언덕


6년 전에는 성당 앞 계단에 앉아있었던 것 말고는 뭘 했는지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긴 그때는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인터넷을 하던 때도 아니고, 구글 지도 대신 표지판 따라 길을 걷곤 했으니 성당 뒤에 뭐가 있는지 잘 알지도 못했다.


이번에는 친절한 현지 가이드가 성당 뒤에 분위기 좋은 카페들, 아기자기한 길거리들,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내놓고 판매하는 곳 등을 알려주었다. 그 유명한 화가들의 거리가 바로 저 성당 뒤에 있었다니. 그때는 왜 몰랐을까. 역시 여행은 배운 만큼 보인다.


아기자기한 카페 거리에서 엄마와 나는 예쁜 풍경을 배경으로 끝없이 셔터를 눌렀다. 색감이 강렬한 문이나, 카페 테이블들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덕분에 훌륭한 인생샷을 얻었다! 사진 속 우리 모녀의 표정을 보니 정말 행복해 보인다.


20170625_094022.jpg 고향의 맛(?)을 찾아서, 스타벅스로


유럽에 오면 현지 로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라고 하지만, 가끔은 익숙한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표준화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는 스타벅스를 찾는다. 그리고 익숙하게 내게 맞는 메뉴를 주문. 미국 브랜드의 라떼를 마시면서 이상하게 한국이 생각났다. 전 세계 어딜 가나 일관된 맛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힘이란...




점심을 먹고 우리는 스위스로 넘어가기 위해 리옹역으로 향했다. 보통 대학생 때 유럽여행하는 친구들은 유레일 패스를 끊고 기차여행을 많이 하는 편인데, 나는 노르웨이에 있을 때 유럽여행을 하다 보니 비행기로 이동을 많이 했다. 떼제베는 이번이 처음이라 나도 기대가 컸다. (국경을 넘는 기차가 이번이 처음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비엔나에서 프라하로 넘어갈 때 기차를 탔었다.)


20170625_134444.jpg 파리 리옹 역 플랫폼

패키지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개인 여행객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혼자 왔다면 티켓에 적힌 기차 편명, 객실 번호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을 테지만 우리는 가이드가 가는 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또, 유럽 기차에서는 캐리어를 훔쳐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혼자 여행 온 사람들은 캐리어를 자기 시선이 닿는 곳에 두거나, 여의치 않으면 역에 정차할 때마다 캐리어 넣는 짐칸에 가서 자기 캐리어를 지킨다. 우리 그룹은 거의 한 칸을 다 쓰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 수상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낮았고, 가이드가 역 정차할 때마다 캐리어 짐칸을 확인해 줘서 가방 분실에 대한 두려움은 확연히 줄었다. (패키지 여행 만세!)


20170625_151057.jpg 기차에서 낮맥
20170625_151156.jpg 페이퍼를 드디어 꺼내본다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대며 머리 위 선반에 올리거나 테트리스 하듯이 빈 공간에 잘 채워 넣은 다음 자리에 앉고 나니 기차가 곧 출발했다. 파리에서 스위스 바젤까지는 약 3~4시간 정도. 적당히 기차 여행 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국경을 넘는 기차, 그리고 프랑스의 떼제베는 처음이었는데 흔들림이나 소음은 책을 읽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오래간만에 찾은 여유, 엄마와 나는 각자 책을 읽으면서 기차 안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엄마에게 이북리더기를 강력 추천했는데 엄마는 여전히 종이책이 좋다고 했다. 흠, 그래도 이북리더기는 글씨 크기도 조절되고 무게도 가볍고 심지어 콘텐츠 가격도 저렴한데! 나중에 엄마를 위한 이북리더기를 한 번 찾아봐야겠다.


+ 국경을 넘는 기차를 탔다면, 들어볼 만한 음악

> 에피톤 프로젝트, 국경을 넘는 기차

(내가 비엔나 - 프라하로 넘어가는 기차 안에서 들었던 노래이기도. 이 노래는 프라하 - 비엔나로 오는 기차 안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http://shantytown.blog.me/130139904290


출발하는 사람들
도착하는 사람들
여기저기 둘러보다
아슬아슬하게 오른 열차
편도행 티켓
중앙역 서점에서
구입한 동화책 한 권
‘햄버거라도 살 걸’ 하며 먹던
레토르트 파스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들
Praha hl. n → Wien Meidling
EC77



우리는 프랑스 국경을 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젤에 도착했다. 이 날은 바젤에서 따로 관광을 하지 않고, 다음 날 있을 본격 스위스 여행을 위한 정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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