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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가져왔을까 후회한 물건 3가지

이제까지 여행이 일주일을 넘어본 적이 없어서 몰랐다

by 앨리스

그간 나의 여행은 대부분 일주일 정도였다. 조금 더 욕심내면 열흘정도. 이 정도의 시간은 적당히 불편한 점이 있어도 참을만하고, 그 사이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2주 넘게 여행을 하다보니 절실하게 필요한 물건들이 있더라는 점.


20171023_191647 (1).jpg 멘붕에 빠진 나의 모습과 싱크로율 100% (이미지 출처: 우리집 고양이 도미 직찍)

1. 머리빗


A000912209_03-1.jpg 컴팩트한 디자인에 엉킨 머리 잘 풀어주는 탱글티저

* 탱글티저 이미지 출처는 여기


보통 짧게 여행갈 때는 굳이 머리빗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하게 된다. 그리고 그 동안 나는 꽤 짧은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엉키는 경험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여행에는 어깨를 넘는 머리길이에 예전에 파마했던 게 끝부분에 남아있어서 머리가 엉키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호텔에 가끔 머리빗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쿠션 브러쉬가 아니라서 긴 머리를 빗기에는 영 불편...


그래서 사이즈도 크지 않고 엉킨 머리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탱글티저가 절실히 필요했다. 분명 내 방 화장대에 있는데 왜 가져오지 않았을까.... 여행이 길어진다면 꼭 챙겨야 할 물건이다.



2. 네일 버퍼


B001363019.jpg 우리는 로드샵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네일버퍼



* 네일버퍼 이미지 출처는 여기


여행갈 때 나는 꼭 젤네일을 받는다. 예전에 일반 매니큐어처럼 금방 까지지도 않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여행 갈 때 기분전환하기에는 최고! 짧은 여행에는 손톱이 그렇게 빨리 자라지도 않으니 네일 관리할 물건을 챙길 생각조차 안했었는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었다. 열흘이 넘어가는 순간 손톱이 너무 길어져서 불안하기도 하고, 손을 쓰기도 불편했다. 보통 손톱이 길어졌다면 손톱깎이로 자르지만.. 젤네일은 손톱깎이로 자르면 젤 매니큐어와 내 손톱 사이에 공간이 생겨서 매니큐어만 떨어져나가거나 그 사이에 습기가 찰 수 있다.


그래서 네일버퍼로 손톱 끝을 갈아서 길이를 줄여줘야하는데, 우리는 로드샵에서 천원이면 살 수 있는 네일버퍼가... 파리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간신히 루브르박물관 기념품 점에서 모나리자가 그려진(...) 네일버퍼를 샀는데 몇번 손톱을 갈아내면 버퍼 표면이 찢어질 정도로 질이 좋지 않았다. 이렇게 흔한 걸 유럽에서 찾을 수 없다니... 자유시간이 많지 않은 패키지 여행 중에 따로 쇼핑하러 다닐 수도 없고.


그나마 스위스 숙소에 어메니티로 버퍼가 있어서 매일 조금씩 손톱을 갈아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싸고 질 좋은 버퍼들이 많으니 (거기다 부피도 크지 않다!) 젤네일 한 채로 여행이 길어진다면 여러 개 챙겨서 가는 게 좋다.


3. (여분의) USB 케이블

B001700607.jpg 보기만 해도 튼튼해 보이는 USB케이블


* USB 케이블 이미지 출처는 여기


이제 여행에서 스마트폰은 필수다. 꼭 로밍을 하지 않아도 현지 유심을 끼우기만 하면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다. 그러다보니 배터리가 빨리 닳는데 어디서든 충전을 하려면 USB 케이블이 꼭 필요하다. (보조배터리에 끼우든, 콘센트에 끼우든...)


원래 내가 쓰던 USB 케이블이 너덜너덜해졌길래 공항에서 여분 케이블을 샀었는데... 한 번 충전하고 나니 아예 껍데기부분이 뜯어져서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게 더 이상의 여분은 없었을 뿐이고! 북유럽에서 케이블을 사려고 봤더니 한국에서 만원이면 살 물건이 거의 두 세배의 가격이었다. 여행이 길어지면 최소한 1개 이상의 여분 케이블을 챙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물론 이 세 가지가 없다고 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딘가 미묘하게 불편할 뿐. 이와 마찬가지로 매우 작은 물건 하나가 더욱 편하고 즐거운 여행을 만든다. 다음 포스팅은 '챙겨와서 좋았던 물건 10가지'를 하기로 한다!


(덧) 한 달 넘게 여행하는 장기 여행자들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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