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한 번째 일기, 3월 1일
직장 동료들이 내게 붙인 별명은 소비요정이다. 남편이나 나나 새로운 물건 사서 써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추천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상적인 소비품목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건조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찬양하는 물건이라 따로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보통 빨래하면 날씨에 따라서 마르는 속도가 천차만별인데 건조기 사고 나서 그런 걱정이 완전히 없어졌다. 여름에는 습해서 빨래에서 냄새나는 일도 있었는데 이제는 한여름에도 뽀송뽀송. 게다가 옷감에서 나는 먼지도 깨끗하게 잡아줘서 비염 증상도 많이 줄었다. 또 고양이 털이 잔뜩 묻은 옷도 건조기만 다녀오면 깨끗. 얇은 이불 같은 것도 바로 말릴 수 있으니 '빨래 안 말라서 못 입는/쓰는' 일은 이제 없어졌다. 건조기 발명하신 분 꼭 상 받으셨으면...
2. 로봇청소기
보통 나의 청소 루틴은 빨래 돌리는 사이 청소기를 돌리고 그다음 걸레질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로봇청소기를 쓰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이 루틴 또한 깨졌다. 빨래는 아무 때나 하면 되고 (널 공간이 필요 없으니) 청소도 편할 때 대충 돌리면 된다. 바닥에 널브러진 것들 대강 치우고 로봇청소기를 켜면 난 소파 위에 앉아있거나 그 사이 다른 방을 치운다. 덕분에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청소의 퀄리티도 높아졌다.
3. 갤럭시 핸드폰(삼성페이)
삼성페이 하나만으로도 갤럭시 핸드폰을 살 가치는 충분하다. 외출할 때 지갑, 그리고 지갑 담을 가방 들고 다니느라 귀찮았는데 이제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원래 일도 아니지만) 돈 쓰는 건 일도 아니다. 기술의 발전이 나의 소비력에 더욱 불을 지피는 것 같다.
4. 나이키 허라취 운동화
신고 벗기도 편하고(슬립온처럼 발에 넣기만 하면 끝) 가볍고, 쿠션감도 좋다. 거기다 디자인도 무난하니 왜 국민 운동화인지 알겠다.
5. 서피스 랩탑
노트북인데 키보드 커버랑 분리해서 태블릿처럼 쓸 수도 있고 무엇보다 무게가 정말 가볍다. 집에서 간단히 웹 서핑하고 글 쓰는 데에는 이만한 게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