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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Mar 05. 2018

봄의 문턱에서, 제주

서른두 번째 일기, 3월 2일

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나도 운전을 해 볼까 했지만 어쩌다 보니 남편만 하게 됐다. 다음에는 꼭 해야지...

위미리 동백나무 군락지. 동백은 겨울에 보면 더 매력적인 꽃인데 봄을 코 앞에 두고서야 동백을 찾았다. 이제 바닥에 꽃이 많이 떨어져서 생각만큼 새빨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뻤다.

점심은 공천포 바닷가를 볼 수 있는 작은 식당에서 파스타를 먹었다. 식당에는 6인용 테이블 단 하나라서 다른 사람과 꼭 합석을 해야 한다. 사장님 한 분이 관리하는 곳이라 음식 나오는 속도도 늦지만 집에서 밥 먹는 듯한 기분. 게다가 평화로운 바다 풍경이 있다.

커피는 테라로사에서! 얼마 전 판교점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제주의 테라로사는 그에 비해 여유로웠다.

감귤밭과 어우러진 풍경도 볼 수 있으니, 커피 맛을 즐기기에는 최고의 장소다.

이번 여행에는 한라산이 깨끗하게 잘 보여서 더 좋았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랐지만 아직까지 한라산 정상까지 가본 적은 없다. 모자 쓴 것처럼 예쁜 산의 모습이 좋아서 사진을 몇 장이고 찍었다.

그다음은 들불축제하는 새별오름에 갔다. 이름만큼이나 예쁜, 새별오름. 아직 제주에는 우리말 그대로의 지명이 많아서 좋다. 여하튼 꽤 과격하긴 한데 저 글씨 있는 부분에 불을 놓아서 오름을 불태우는(...) 행사를 매년 대보름에 한다. 행사장에는 동네 이름이 적힌 깃발들이 가득하고 제주 사투리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육지사람들한테는 외국어처럼 들리겠지...? 오름 태우는 행사는 내일 저녁에 한다는데 난 내일 오전이면 다시 올라가야 해서 좀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 되면 시간 맞춰서 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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