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번째 일기, 3월 10일
지난겨울부터 도미가 켁켁대기 시작했다. 처음엔 감기인 줄 알았는데 엑스레이 찍어보니 약한 천식 소견이 나왔다. 집이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니 이런 건가 싶어서 거실에도 가습기를 빵빵하게 틀고 공기청정기도 하루 종일 돌렸다. 선생님이 처방해 준 약을 2주 정도 먹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또 2주 전쯤부터 켁켁하고 기침을 하길래 바로 병원에 갔다.
다시 엑스레이 찍어봐도 저번과 비슷. 그래도 기침이 계속되니까 약을 먹어보자고 하신다. 더 심해지면 네뷸라이저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놀랍게도 선생님이 키우는 고양이도 천식, 내 동료의 고양이도, 내 동료의 고양이 봐주는 의사 선생님 고양이도 천식이다. 이쯤 하면 흔한 병인가 싶기도 하고.
60회분의 약값만 9만 9천 원, 엑스레이 한 번에 4만 4천 원. 반려동물은 의료보험이 안 되니 병원 한 번 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
돈이 많이 나와도, 사고 쳐도 괜찮으니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 마치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하다. 나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자식 키우는 감정도 비슷할 것 같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도미가 노묘가 되더라도 '건강하게만 있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