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덟 번째 일기, 3월 11일
날씨가 따뜻해지면 청소부터 하고 싶어 진다. 계절이 바뀐 옷은 세탁소에 맡기고 몇 년간 손대지 않은 옷은 과감히 버린다.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이나 음식 모두 쓰레기통으로. 청소는 역시 버리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불빨래도 대청소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낑낑대면서 이불 커버를 벗겨내고 차에 싣고서 빨래방에 간다. 빨래방은 나처럼 봄맞이 대청소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커다란 세탁기와 건조기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나온 이불은 뽀송뽀송해져서 나왔다.
방 청소는 로봇청소기와 물걸레 청소기 덕분에 한결 수월하다. 나는 그 사이 설거지를 하고 먼지떨이로 먼지들을 털어냈다. 고양이는 청소에 여념이 없는 우리를 도와주려는 건지 베란다에서 광합성을 한다.
뚝딱뚝딱 청소를 하고 나니 집이 한결 넓어 보인다. 또 다음 계절에는 손 닿지 않은 물건들을 한 무더기 버려내겠지.
하루 종일 부지런하게 움직인 나를 위해 새 손톱을 선물했다! 젤 네일은 벗겨낼 때 손톱이 너무 상해서 데싱디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