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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 바다 한 가운데 Nov 13. 2019

경제 무식자 벗어나기 2부 : 세계 경제 위기

<나의 첫 금리공부>, 염상훈, 원앤원북스

천재 한 명이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하지만, 그 반대로 만 명을 궁핍하게 만들 수도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바로 이 오만한 천재들의 실패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가 마련되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은 동반 호황을 누렸다. 특히나 미국에서는 집을 사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대출을 받았다. 은행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 확신하고 집값의 100%가 넘는 금액을 대출해주는 만행을 저질렀다. 2007년 이후,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이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직감한 은행들은 그동안 무분별하게 시행했던 부동산 대출에 대한 상환 압력을 주었다. 그 결과, 우리가 알고 있는 최고의 금융기관 중 하나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발생하였다. 결과적으로 2008년 이후에 세계 금융위기로 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무엇이고, 어떻게 미국 부동산의 버블을 형성했을까?

우리 모두는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에게 신용등급을 부여할까? 바로 '신용정보회사'이다. '신용정보회사'는 우리가 가진 재산과 소득 등에 따라 신용등급을 부여한다. 은행은 이것을 참조하여 우리에게 대출 한도를 정한다.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신용등급이 존재한다. 신용이 우수한 고객들은 프라임(Prime) 등급, 신용이 좋지 못한 고객들은 서브프라임(Sub-prime)으로 분류한다. 당연히 서브프라임 고객들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가 늘어난 2002년부터 2006년. 은행은 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해 대출을 늘린다. 이러한 전체 유동성 증가 과정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경제는 호황이었고, 대출이 연체되는 경우도 매우 적었다고 한다. 1부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제 호황기를 맞아 누구든지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하고, 투자하는 족족 큰돈을 벌어들여 이자를 모두 제때제때 납부했던 것이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렸고 이자를 낼 만한 형편은 아니었는데, 집값이 상승한 것이다. 높아진 집값을 담보로 추가로 대출을 할 수 있었다. 이자를 추가 대출을 통해 납부했기 때문에 은행의 자산건전성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나의 첫 금리공부>, 염상훈, P.184

   

 이렇게 경제가 호황이자 프라임 등급 고객은 당연하고, 서브프라임 등급 고객들도 대출을 받기 원했다. 그리고 은행은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어려운 금융상품들을 만들어냈다. 그중에서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y)이라는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한 채권이 있다. MBS의 기초자산인 주택담보대출이 부도에 처할 경우, 투자자가 손해 보는 일이 생겼다. 그래서 MBS를 등급별로 나누어 발행하여 부도로 인해 담보대출이 손해를 볼 경우 가장 후순위 등급 채권이 1차적인 손해를 전액 부담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대출을 담보로 삼는 채권을 만들고, 그것들을 또 담보로 삼아 채권을 만드는, 피라미드식 상품이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파생되고 또다시 파생되는 상품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졌다. 그러자 위에서 언급한 후순위 등급 채권들은 발행사가 대부분 떠안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호황기였던 시절, 실제 손실액이 손실 예상금액보다 작아 그걸 떠안은 발행자 또한 크게 이익을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었다. 발행자는 대출이 늘어나서 돈을 벌고, 후순위 등급에서는 연체율 감소로 많은 돈을 벌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렇게 버블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2004년, 미국은 저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즉 실제 손실액이 예상금액보다 커져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만약 은행들이 재원 마련을 MBS나 CMO같이 복잡한 상품으로 하지 않고, 단순하게 평소 하던 대로 대출과 예금으로만 재원을 마련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대출 중 손실 부분을 손실로 처리하고, 다시 대손충당금을 마련하고, 예금을 더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1차적인 손실을 마무리하고 다시 영업전선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
<나의 첫 금리공부>, 염상훈, P.187

결국에는 초대형 금융기관 중 하나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들로 인한 손실과 다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려 하자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미국 중앙은행은 총 1조 7천억 달러에 달하는 MBS를 시장에서 매입했다고 한다. (1조 7천억 달러면 한국 돈으로 약 2,000조에 달하는 돈이다..) 그 당시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 벤 버냉키는 신용축소로 줄어든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대규모로 화폐를 발행했지만, 그래도 총유동성은 과거보다 축소되었다고 한다. 이는 곧 물가 하락이 나타났다. 아직까지도 부동산 가격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서의 신규 대출수요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한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천재들의 명백한 실패였다. 은행들의 방만한 경영과 신용평가사들의 무책임함이 질타를 받았다. 금융시장은 너무 복잡해질 필요가 없다. 만들어낸 사람도 잘 모르는 상품은 위기가 발생하자 아무도 그 가치를 모르는 희대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고, 막대한 규모의 돈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현상을 만들었다. 제조업 시장에서의 천재 한 명은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천재들은 전 세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나의 첫 금리공부>, 염상훈, P.190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던 1997년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시작으로 2008년 이후의 세계 금융위기처럼 언제나 경제적 위기는 있어왔다.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무너졌고 잘 대비한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잘살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주식으로 성공하고자 경제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가 왔을 때 잘 극복하기 위해,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해야 한다. 이 뿐만 아니라  경제 공부를 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차고 넘친다.


그러니 습관처럼 경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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