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순간'
기억을 조작하는 결정적인 순간들, <순간의 힘>
2019년 11월 21일 목요일 09 : 16 AM. 침대 위에서 휴대폰이 울고 있었다. 화면에는 'OOO 차장님 (XXX 해운)'이 빛나고 있었다. 전화를 받고 듣게 된 승선 소식. 3년 동안 매년 경험했던 '순간'이지만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은 여전했다. 4분이라는 짧은 통화 동안, 지난 2개월 휴가가 눈 앞에서 스쳐 지나갔다.
'땅에서 좋은 기억들과 앞으로 다가올 기회들은 모두 제쳐두고 진정 또다시 떠나야 하는 것인가!'
과연 이 참혹한 순간 또한 인생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2주.
승선 통보를 받은 순간, 불편한 진실에 걸려 넘어졌다. 1년 중 1/4에 해당하는 휴가가 끝나고, 나머지 3/4를 채우러 다시 떠나야 한다는 진실이 나를 넘어뜨렸다.
"그것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다."
<순간의 힘>, 칩 히스 & 댄 히스, P.123
승선 통보는 남은 휴가를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유진 오켈리가 그의 회고록, '인생이 내게 준 선물(Chasing Daylight)'에서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앞으로 살날이 3개월 남았다는 선고를 들었다."라는 인상적인 문장을 남겼다. 그에 비하면 축복을 넘어 신이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 3가지 요인들 (1. 명확한 통찰 2. 짧은 시간 3. 자발적인 발견 )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게 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청사진을 제공해준다."
<순간의 힘>, 칩 히스 & 댄 히스, P.125
차장님과 4분의 짧은 통화 동안 눈 앞에 스쳐 지나간 소중한 사람들. 그들에게 후회가 남는 행동을 하면서 주어진 2주일이라는 매우 중요한 시간을 허송세월 할 순 없다.(명확한 통찰 & 짧은 시간). 그러니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지난 추억들을 되짚어보며 잊어버리기 쉽지만 가끔 생각나는 감동적인 '완벽한 순간'을 창조해야 한다. 남은 시간 동안 그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자발적인 발견)
지금으로부터 2주 뒤에는.
앞으로 짧으면 2주 뒤에는 인도로 출발할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눈에 선하다. 그래서 두렵다. 배를 타면 탈수록 겁쟁이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처음 승선을 하였던 2015년, 아는 것이 없어서 두려울 것도 없었다. 지금은 책임져야 할 기계들이 많아지고 중요한 업무가 많아지면서 완전 겁보가 되어버렸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시작한 '독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멘토가 되었다.
"자기 통찰로 이끄는 멘토십 공식은 '높은 기준 + 확신 + 방향 제시 + 지지'이다."
<순간의 힘>, 칩 히스 & 댄 히스, P.297
지금까지 만난 책의 저자들과 인물들은 처음 해보는 일들도 잘 해낼 수 있다고, 그들은 확신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높은 기준과 확신). 특히나 힘들어하던 인간관계에서는 처세법을 가르쳐주었다(방향 제시). 프래질한 행동으로 생긴 구멍들을 채워주며 응원해주었다(지지).
이제는 주어진 2주는 물론이고, 앞으로 시작될 또 다른 배에서의 승선 생활 중에 꿈으로 가는 이정표들을 세워서 도전할 것이다. 과정에서 순간순간들을 전환점으로 삼을 것이다. 구덩이를 채울 방법을 알려달라고 떼를 쓰며 독서를 할 것이다. 실패는 그저 과정일 뿐이라고, 그 길을 걷다 보면 자신을 확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는 4가지 요소 (고양, 통찰, 긍지, 교감)'순간의 힘'에서는 결정적 순간을 창조하는 4가지 요소(고양, 통찰, 긍지, 교감)를 소개하고 있다. 위 서평은 4가지 요소 중 '통찰'에 집중하여 적어 내려갔다. '결정적인 순간'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순간을 창조할 수 있다. 자세한 방법을 알고 싶다면 '순간의 힘'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