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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고 쓰고 달립니다.

털 빠진 개

by 맨부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털 빠진 개 한 마리를 보았다.


군데군데 색이 바래고

누런 침을 이 사이로 흘린다.


눈은 희번덕거리고,

남은 과자 부스러기를 찾는다.


사람 무리가 다가오자

눈빛을 감추고

개가 웃는다.

놀랍다.

개가 진짜 웃는다.


사람들은 발로 차버리고 간다.

속상하겠다.


건너편,

같은 신세 개 한 마리를 보더니

맹렬하게 짖는다.


용맹함인가,

나약함인가.


나는 매번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사람을 꿈꾸는 개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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