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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라면 Oct 06. 2018

그래도 제일 살기 좋은 곳은 한국 아니냐?

늬예늬예...

 얼마전에 만난 한 여행자와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 언제 들어갈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사실 나는 가능하다면 한국에 들어가고 싶지 않고, 들어가더라도 아직은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나의 대답에 돌아온 반응은 "니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런다, 그래도 제일 살기 좋은 곳이 한국이다" 였다.


 "나는 헬조선 싫어서 일종의 탈출을 했어요.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몸도 망가지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거든요."
야근을 했는데도 일이 안 끝나서 다시 노트북을 들고 동네 24시간 카페에 가는 날도 있었다.


 물어본 건 그 사람인데 왜 때문인지 억울했다. 항변하듯(?) 내가 한국에 돌아가기 싫은 이유를 말했다. 그 분은 구구절절 본인의 이야기를 몇 분간 이어갔다.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서 자세히 들어보니,


1. 너만 힘든거 아니다, 다 똑같이 힘들다.

2. 너가 사회생활을 덜해봐서 그럴 수도 있는데, 그 직장/직업이 좀 별로인거 아니야?

3. 결국 한국이 살기 제일 좋고 존버만이 살길이다.


 요약하면 뭐 이런 내용이였다. 더 이상 이야기하고싶지 않아졌다. 분명히 "왜 이렇게 오래 여행하는거야?" , "언제 들어가?" 라고 먼저 물어본 건 그 사람인데 말이다.


어쩌라고... 한국이 그렇게 좋으면 빨리 돌아가셔서 오래오래 한국에 사세요. 근데 나라면 "왜? 한국에서 뭐가 그리 힘들었니?" 하고 물어봤을거야.


 "가족, 친구 다 있고- 말 통하는 내 나라가 제일 좋다고. 돈 있으면 제일 살기좋은 곳이 한국이야. 그러니까 그만 놀고 얼른 들어 가."


  '아침부터 미세먼지 양 껏마시며 꽉 막히는 도로로 매일 출퇴근하는 한국에 사셔서 참 좋으시겠어요.' 라고 되받아치고 싶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국이 더 좋다, 외국이 더 좋다. 라는 논쟁을 하고싶은게 아니였기때문이다.


매일같이 타던 야근택시.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카카오 블랙기사님이  오셔서 당황 중.
그냥 '아-저렇게도 사는구나.' 하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것도 내 욕심인가...


 본인과 다른 삶의 형태에 대해 "그건 옳지않은 삶이야-' 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심지어 먼저 물어봐놓고, 대답하면 나영석PD처럼 기다렸다는듯이 "땡" 하는 태도는 진짜 아닌 것 같은데... 거기에다 '나도 첫 직장다닐때는 or 내 친구도 너같이' 경험토크 추가하면 진짜 진부한 걸 넘어서 최악인걸 왜 모르시는지...


나는 돈 있으면 그냥 이런 섬에서 배 한척 사서 맥주나 마시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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