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림 Oct 18. 2021

지혜를 주세요. (中)


아쉽게도 그는  이야기의 결말은  남자 친구가 되었고, 그를 회상하면서 많은걸 한번  배웠기 때문에 남겼던 그때의 메시지를 회상하고자 꺼낸 이야기이다. 그와 연락하게  후로부터  일주일쯤은 연락을 했던  같다. 아니, 일주일도 아니었다.  5일이었는데,  기간은 내가 인수인계를 하고 퇴사하는 날과 겹쳤다.     


사실 소개팅을 할 때 보기도 전에 일상 이야기를 하는 건 별로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게 되거나, 혹은 흔히들 말하는 스몰토크를 다 털어버리면 부담스럽기 때문이긴 한데. 적당하게 스몰토크로 넘어가려 하거든 잘 끊어내는 그 덕에, 조금은 센스 있는데? 싶어서 연락을 이어갔다.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것 내가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눈치채고 하지 않는 듯해서였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좀 인지를 했다는 게 우습기는 하지만.      


나는 보폭이 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만 앞서서 다가오는 타입이나 자신을 알아봐 주길 바래서 안달 난 사람 혹은 다 안다고 생각해서 내 의견 없이 자신이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 옛날엔 삼진 아웃으로 많이 사람을 가리곤 했지만, 최근 성향으로 봤을 때는 삼진 아웃도 아닌 것 같다. 하나 대부분, 내가 그 삼진 아웃까지 감당할 만큼의 인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그 한 번에서 안녕을 고하곤 한다.     


어쨌든. 그와의  소개팅 만남은 마음에 들었었다.  엉망진창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로도 조심스럽게  번을 만났고  어렵다는 커플이 되었었다.  번째 만남 때엔  웃겼던 비밀을 풀어보자면…. 나는 눈치가 정말 빠른  아니지만, 이런 행동을 하면  사람이 좋아할 거라는 것쯤은 눈치채고 하는 행동을 하곤 한다. 가령, 마음에 들거나, 나를 예뻐하는 눈치라면  부끄러운  이라던가.  좋아하는 , 이런 포인트에 반하겠지 하면 살짝씩 추가하는 정도. 그게 오로지 계산으로만 행동하는  아니라, 좋아하는  어느 정도 확신이 많이 서는 상태라면 부끄러움에 살짝 덧대는 정도다. 설명이  어려운데, 알지 않은가. 상대가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면 일부러 살짝 하는 그런. , 그래서   수줍은 척하고 오케이 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내가 여우가 되고 싶은 소망이어서 비밀을 푸는 거다.)


, 그리고 하나  비밀이 있다면 그는 장거리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서울과, 서울의 만남이긴 했지만 서울의 끝과 끝의 만남은장거리라고도   있으니. 그에 대한 두려움을 살짝 말할   속으로 외쳤다.     


전 대한민국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요?     


눈치챘다면 바로 그가 있기 전, 앞의 사랑은 국가를 넘나들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장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모르는 이야기다. 나는 오히려 그가 걱정하는 것보다 다른 것이 걱정이었다. 비슷한 성향, 빠르게 다가오지 않는 템포, 모두 좋았지만 제일 걱정인 것은 ‘싸움’이었다.   

  

절대로 성향이 비슷하다고 해서 싸움을 적게 하거나, 피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같고도 다른, 비슷하지만 다른 성질을 가진 우리가 똑똑하게 싸울 수 있을지, 잘 극복할 수 있는지는 싸워봐야 아는 문제였다. 그 문제에 대해서 나는 강조하곤 했었다. 생각해보니 난 처음부터 밝혔었다.     


우리가 다르기 때문에 싸우는 게 어떨지가 걱정이라고.     


결국, 내가 걱정하던 것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말로 나는 그를 감당할 자신을 잃었고, 나는 그에게 선언을 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무서워한다는 그 말.     


“우리 생각할 시간 좀 가져요”     


불과 사귄 지도 한 달이 채워질락 말락 했을 때의 시점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지혜를 주세요. (上)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