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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극장 개봉작 얼마나 기다려야 OTT에서 볼까?

미디어 시크릿 : 넷플릭스와 유튜브 뒤에 숨겨진 비밀들

"파묘"가 넷플릭스에 떴다


2024년 2월 개봉했던 1000만 관객 흥행작 파묘가 5개월만인 2024년 7월 15일자로 넷플릭스와 더불어 국내 OTT 티빙 구독자들에게 무료로 공개되었다.


4_3_파묘.jpg 파묘 / 출처: 티빙


해외와 국내 최고 인기 OTT 양대 산맥인 두 곳에서 유료구독자들에게는 추가 금액 없이 무료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파묘는 지난 2024년 2월 개봉 후 지난 5개월 동안 국내 IPTV 및 케이블TV에서 5천원 대에 대여가 되었고

, 9900원에 VOD 구매가 가능했다. 이제, 넷플릭스와 티빙에도 떴으니,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 많은 구독자들이 파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역시나 공개가 되자마자 대한민국 영화 순위에 이어

, OTT 영화 카테고리에서 단숨에 1위를 찍었다.









극장 개봉작들은 보통 언제 OTT에서 만날 수 있을까?


OTT 시대에 접어들면서 방송국과 더불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극장이다. 최근 OTT에서 한국영화 대부분이 3개월 이내에 무료로 공개가 되면서 비싼 돈을 주고 극장에서 보지 않아도, 2~3달만 기다리면 집에서 편하게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넓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파묘’ 뿐 아니라,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비공식작전',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등은 개봉한지 한달정도 지나 IPTV와 VOD 유료서비스를 통해 극장이 아닌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4_3_영화 홀드백 구간별 가격과 가치비교.png 영화 수익구조/출처: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영화가 개봉된 이후 VOD, IPTV. OTT 등의 다양한 서비스로 2차 서비스 되기 전에 극장에서 충분한 관람이 이루어지도록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두는 것을 ‘홀드백’이라고 한다.


IPTV의 경우, 미국과 달리 한국은 극장 동시 개봉 홀드백을 제공했다.

극장 상영 후 30일만 기다리면 IPTV에서 볼 수 있는데, 극장 가격이 수차례 인상된 것에 비하면

IPTV와 VOD 가격은 그리 크게 오르지 않고 가격 상승 폭이 낮아서 극장 입장료의 저함감을 상대적으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 영화 산업이 극장에서 점점 외면당하고 콘텐츠 시장에서 힘들어지자, 대한민국 정부는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영화가 OTT 서비스에 공개되는 기간을 유예하는 홀드백(Hold Back) 규정을 만들었다.


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관련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관련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관련 예산을 통해 제작된 한국 영화를 우선 적용하여 극장 개봉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OTT서비스에서 볼 수 있도록 6개월 홀드백 제도를 만들어 지난 2월부터 적용 중이다. 2022년 기준 극장 개봉된 전체 한국 영화 중 대략 30%가 정부의 제작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라고 하니, 그리 적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관객 10만명 미만, 제작비 30억원 미만 등 소규모 작품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둘 예정이다.


해당 작품으로는 작년에 대박을 터트린 ‘범죄도시3’, ‘서울의 봄’이 포함된다. 지난해 OTT서비스에 공개된 극장 관객이 10만명 이상인 작품만 24편이나 된다. 문체부가 올해의 경우, 최대 규모인 1조7400억원이나 제작 지원한다고 하니 해당 작품은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홀드백에도 불구하고, 개봉작이 OTT에 공개되면 손해 아닐까?



실제로 국내 홀드백 정책이 콘텐츠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걸까?


우선, 소비자들이 극장에 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홀드백 기간보다 극장의 높은 가격 이슈로 볼 수 있다. 개봉 후 1개월이든 6개월이든 시간적인 영향보다는 극장의 높은 가격이 극장을 점점 멀리하는 가장 큰 이슈로 보고 있다.


또한, 영화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의 문화방식이 바뀌었다.

특히, 지난 4년여 간의 길고 긴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 이후 여러 제약사항이 많았던 오프라인 극장보다는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편하게 스트리밍으로 시청하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그리고, 극장 가격은 점점 올랐지만, 개봉 이후 IPTV나 케이블TV에서 볼 수있는 VOD 가격은 극장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아서, 홀드백 제도의 반감이 극장에 머물러 전체적인 균형이 깨져버린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에서 정한 6개월간의 홀드백 기간보다 2~3배 훨씬 긴 15~17개월을 기다려야 개봉 영화를 OTT서비스에서 볼 수 있다. 그 기간도 이전에는 36개월이나 기다려야 할 만큼 보수적인 정책이었지만, 프랑스 정부에서 홀드백 기간을 15개월로 재조정하면서, 넷플릭스를 통해 프랑스 영화 투자에 대한 협의까지 얻어내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콘텐츠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넷플릭스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국내 극장 상영작보다 영화 콘텐츠 품질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스케일과 제작 면에서 더 뛰어나고 수준 높은 작품들도 자주 보게 된다.


종합적으로 정부에서 한국영화 시장의 활성화를 원한다며 개봉 후 OTT서비스 공개기간을 6개월로 정한 것은 미봉책에 그치기 쉬워 보인다. 좀 더 다각적인 방법과 더불어 균형 잡힌 유통구조로 확산시키고, 본연의 한국영화 제작 수준을 높이지 않는다면, 결코 양질의 문화로 회복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잠깐?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들이 OTT서비스에서 무료로 풀리면 영화제작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닐까? 손해일 것 같은데, 개봉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서둘러 OTT서비스로 유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4_3_영화제작사 수익구조.png <영화 수익구조/출처: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영화라는 콘텐츠를 기준으로 볼 때, 극장 - DVD - VOD - SVOD - 방송 채널 순서로 유통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각 매체별 특성에 맞춰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기간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OTT서비스의 출연으로 기존의 영화 유통 방식과 질서가 무너진 것이 사실이다.


OTT서비스 판권 여부가 주요한 매출 구조로 무게 중심이 많이 옮겨 갔기 때문이다. 특히나,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등의 판권 매출은 기타 OTT보다 파급력이 적지 않기에 홀드백을 유지 하지 않더라도 따끈따끈할 때, 서둘러 OTT를 통해 영화 판권을 재판매하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지원금 비중이 낮은 대작의 경우, 6개월 홀드백 의무를 내려놓고, 보다 빨리 OTT와 계약해서 순 제작비의 110~120%에 해당하는 판권 매출을 확보하기 위함이 크다.


자!여러분은 이제 영화를 어떻게 보고 싶은가?

좀 더 많은 돈을 내더라도, 넓은 스크린과 최첨단 음향이 겸비된 극장으로 가서 볼 것인가? 조금 기다렸다가

, 가장 편한 나의 보금자리에서 편하게 볼 것인가?


모든 선택은 당신의 자유지만, 영화 유통시장 뒤에 숨겨진 작은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다시 한번 숙고해서 나에게 맞는 영화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 영화를 즐기기에 가장 안성맞춤이 방법을 고심해 보자.

극장인가? OTT인가?








[저자소개] <미디어 시크릿> 넷플릭스와 유튜브 뒤에 숨겨진 비밀들

https://linktr.ee/withgol


[YES24] <미디어 시크릿> 넷플릭스와 유튜브 뒤에 숨겨진 비밀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6352493




<참고자료>


[단독] 한국영화 OTT로 보려면 … 극장 개봉 후 6개월 기다려야

https://www.mk.co.kr/news/culture/10924451


[인사이트]정부, 극장 개봉한 한국 영화 OTT에 6개월 뒤 공개하도록 규제한다

https://www.insight.co.kr/news/460254


한국영화 극장 후 6개월 뒤 OTT 도착 : 정책의 실효성

https://jeremyletter.com/korea-movie-support-policy-after-theater-6-montth-releases-ott-but-this-policy-not-good


극장 VOD 동시 개봉이 정착될까? 극장과OTT서비스

(2020)

https://brunch.co.kr/@cmin4411/611


갈수록 커지고 치열해지는 OTT 서비스

https://brunch.co.kr/@cmin4411/649


영화산업 밸류체인 및 수익구조 분석

[출처] 영화산업 밸류체인 및 수익구조 분석|작성자 비에스

https://blog.naver.com/alsqudtn01/22288258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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