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보았던 이야기
클라이언트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종종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아세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나는 그럴 때 늘 짧게 “해본 경험이 있어서요”라고만 대답한다. 하지만 그 답변 뒤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나는 DURT라는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를 2년간 직접 운영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DURT라는 브랜드는 내 생각과 감성을 담아낸 스케치북 같은 존재였다. ‘A BEAUTIFUL GREED’라는 슬로건 아래,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욕심을 응원하고 싶었다.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브랜드로서 각각의 이야기가 담기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나의 감성과 철학이 묻어난 동시에 고객 각자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지향했다. 이런 경험이 있기에 클라이언트의 고민과 현실적인 문제들을 단순한 이야기로 넘기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하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당시 동업하던 두 명과 함께 동대문 원단시장을 발로 누비며 특별한 소재를 직접 셀렉했다. 단순히 흔한 원단에 머무르지 않고, 일부 원단에는 실크스크린 인쇄를 입혀 DURT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아냈다. 제품에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메시지를 담아,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철학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했다. 이러한 차별화된 노력 덕분에 당시 입점하기 어려웠던 29cm를 비롯해 여러 온/오프라인 매장들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DURT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은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의 믹스매치와 시즌별로 다른 슬로건과 그래픽을 개발해 브랜드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여러 제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제품과 시즌마다 이야기가 담긴 브랜드 룩북을 제작해 고객과 소통하려 노력했다. DURT는 사이즈 부담이 적고 재고 관리에 유리한 모자 중심으로 출발해, 머플러 등 악세서리류로도 제품군을 서서히 확장해 나갔다. 이는 현실적인 운영 전략이자,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넓히는 중요한 시도였다.
브랜드 운영과 디자인을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브랜드를 꾸려 나가는 데 필요한 전략과 감각을 키우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 2년간의 브랜드 운영을 마무리하며, DURT를 직접 경험해본 나에게 브랜드를 만든다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수익성 측면뿐 아니라 운영 전반에 걸쳐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사업자가 직접 몸소 겪어야 하는 깊은 도전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경험이 나에게 특별한 차별점을 만들어주었다. 나는 단순히 외주를 받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직접 사업자의 입장에서 브랜드와 부딪히며 배운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에게 맡긴 브랜드가 성공하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이며, 그 과정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대표의 마음으로 접근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단순한 제작자를 넘어, 함께 고민하고 성장을 함께하는 파트너로서 브랜드와의 여정을 함께하려 한다. 이 마음가짐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