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제작을 맡길시 꼭 확인 해야 하는 것
나는 종종 로고를 맡겼다가 다시 의뢰를 해오는 클라이언트를 만난다. 그들의 공통점은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로고가 나에게 맞는 로고인지, 어떤 디자인이 오래갈 수 있는지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부업 로고 업체나 AI로 만든 결과물을 받아본 순간, 대부분은 본능적으로 느낀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그리고 나와 마주 앉아 그 경험을 털어놓는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으며, 언젠가는 이 문제를 제대로 짚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브랜드 로고를 처음 맡기게 되는 분들은 공통적인 실수를 한다. 바로 업체의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결정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인생을 건 큰 도전이다. 그리고 그 사업 분야만의 고유한 언어와 소구 포인트가 반드시 있다. 이를 깊이 경험하고, 고객 반응을 정확히 이해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브랜드 해석과 시각화가 달라진다. 그런 전문가가 만든 로고는 단 한 장의 이미지로도 고객과의 거리를 크게 좁힐 수 있다.
나는 음악, 예술, 패션, 문화 영역에서 많은 브랜딩과 디렉팅을 해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와 관련된 의뢰가 많았다. 단순히 예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씬(scene)이 가진 맥락과 문화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뮤지션의 앨범 커버와 쇼핑몰 상세페이지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각각의 세계관과 감성, 팬과 소비자가 반응하는 지점을 모른다면 아무리 정교하게 만든 디자인이라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래서 작업을 의뢰한다는 건 작업자가 그간 쌓아온 경험과 감각을 함께 사는 일이다.
내가 늘 클라이언트들에게 강조하는 건 단순하다. 반드시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10년 차 디자이너”, “작업물 1000건 이상” 같은 텍스트는 숫자일 뿐이다. 중요한 건 실제 작업물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브랜드 경험으로 어떻게 연결되었는가다. 그것을 확인하지 않고 덥석 계약하는 건 눈을 감고 길을 건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 업종과 유사한 실제 존재하는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가?
여러 작업물에서 일관된 퀄리티가 유지되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 해결을 도와주었는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한 디자인인가?
내 이야기는 단순히 로고에 돈을 쓰라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그 로고가 브랜드의 본질을 제대로 담고 있느냐이다. 브랜딩은 거치대에 걸어두는 장식품이 아니다. 고객과 브랜드가 처음 만나는 접점이자 첫인상이다. 1인 사업 시대인 지금, 나와 내 사업의 핏이 맞는 정확한 파트너를 찾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내 인생을 건 사업이라면 그 얼굴인 브랜드 로고 또한 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