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일러스트 디자인
매년 진행되는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선정된 베스트 제품들을 모아 고객들에게 선사하는 특별한 패키지인 트래블키트의 일러스트 의뢰가 왔다. 국내 유일의 헬스&뷰티 스토어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의 어워즈 트래블키트는 브랜드 신뢰를 상징하는 행사였다. 한 해의 뷰티 트렌드를 담은 소중한 선물 상자에 들어갈 이야기를 그려낼 기회였다. 이 프로젝트는 내가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는 아트워크로 제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었다. 올리브영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각적인 아트워크가 과제였다. 뷰티 카테고리를 단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순간들을 그려내야 했다. 제품이 주인공이 아닌, 그 제품을 사용하는 순간의 감정과 상황이 주인공이 되는 아트워크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클라이언트는 과거에 내가 진행했던 일러스트 아트워크를 언급하며, 그 방향을 레퍼런스로 삼아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주제를 정해주었는데 첫 번째는 여행의 여정을 지도처럼 풀어낸 맵 스타일, 두 번째는 연말의 따뜻한 기운을 담아낸 크리스마스 버전의 아트워크였다. 맵 스타일의 아트워크에서는 각 뷰티 카테고리를 여행지처럼 배치해 고객들이 자신만의 뷰티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겨울 버전에서는 연말의 따뜻함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특별함을 담았다. 핵심은 ‘평범한 루틴을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는 상상력’이었다.
클라이언트가 과거 작업을 레퍼런스로 제시해 방향성은 수월하게 잡혔지만, 진짜 승부는 디테일에서 갈린다는 것을 나는 안다. 인물들의 섬세한 제스처, 동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 각 장면에서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들의 배치까지. 하나의 키워드에서도 여러 방향의 시안을 진행하며 클라이언트와 끊임없이 소통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낀 건,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작은 정성이야말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사실이었다.
작업은 많은 수정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이 장면에서 표정을 조금 더 귀엽게 해보면 어떨까요?" "여기 구름의 색감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꿔볼까요?" 등 작은 부분까지 함께 고민하며 여러 방향을 시도했다.시간이 꽤나 오래 걸리고 정성을 쏟아부은 만큼 퀄리티는 한층 더 높아졌다.결국 브랜딩이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통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이 아트워크를 마주하고 포장을 열며 번지는 미소, 그 장면이 이 작업의 진짜 완성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