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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 Jan 04. 2022

긍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1/2)

긍정이라는 이름의 독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렴

우리 스스로에게 혹은 주변에서 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메시지의 특징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일이 잘 풀릴 때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말을 들으실 때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난 지금 너무 힘든데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은 사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어려운 일을 너무 쉽게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접근해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요구는 당연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분명 긍정적이라는 것은 좋은 말인데 말이지요.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라고 말할 때 생각하는 긍정의 의미는 안 좋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힘든 상황이더라도 좋게 생각하고 힘내야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긍정의 메시지는 어느새 긍정에 대한 강요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힘들어하면 “(긍정적이 되려는) 노오력이 부족하다”라고 비난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요.


저는 이를 “긍정이라는 이름의 독”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 “Toxic Positivity”라고 하며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긍정이라는 이름의 독’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사람들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믿음이며 종종 잘못된 쾌활하고 긍정적인 면을 위해서 부정적인 감정 표현을 거부합니다.

‘Toxic positivity’ is the belief that no matter how dire or difficult a situation is, people should maintain a positive mindset. And it rejects difficult emotions in favor of a cheerful, often falsely positive, facade.


이 긍정이라는 독에 중독되면 우울하거나 화나는 기분을 느끼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게 되고 오히려 숨기게 되지요. 현실을 직면하면 자꾸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 때문에 이를 감추기 위해 현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나아가서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감정도 공감하지 못하고 무시하게 됩니다. 그저 ‘좋게 생각해’라고 말해주면서요.


그렇다면 독이 아닌 진짜 긍정을 위해서는 우리는 힘든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실 제가 가장 어려워하고 잘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남을 위로하거나 격려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어려움을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묻지도 요구하지도 않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또한 건방지기도 하고요. 이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저에게 독이 되는 긍정 Toxic Positivity 과 진짜 긍정 Genuine Positivity 에 대한 아래 비교표가 큰 도움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긍정적으로 살아야지”라는 말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독처럼 우리를 중독시켜 오히려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만들고 제대로 된 해결을 하지 못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작정 긍정을 강요하기보다는 무엇이 진짜 긍정인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글에서 긍정의 의미와 진짜 긍정적인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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