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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 Jun 20. 2022

#01. 나와 코칭의 첫 만남

너, 사내 코치가 돼라!

2020년 새해를 맞이하고 얼마 되지 않았던 1월의 어느 날 메일함에서 눈에 들어온 메일 제목이 있었습니다.


사내 코치를 모집합니다

사실 이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뿌리는 메일은 스팸 취급하여 그냥 읽은 메일 상태로 처리해버리는데, 그날따라 크게 바쁜 업무가 없었는지 메일을 열어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이런저런 내용들이 있었지만 제 머릿속에 콕 박힌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 조직 구성원 및 조직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내 코치 모집
- 모집 조건은 사외 코칭 자격증 소지자


이 두 가지가 머릿속에 유독 남은 것은 다름이 아닌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1) 조직 구성원 및 조직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내 코치 모집 : 코칭이라는 것이 구성원과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그런데 그걸 왜 인사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현업에서 사람을 모집하지?

2) 모집 조건은 사외 코칭 자격증 소지자 : (뭔지는 몰라도) 코칭이라는 거에 자격증까지 필요해? 사내에서 활용하기 위한 건데 왜 사외 자격증까지 요구하지? 사내 강사를 한다고 무슨 강사 자격 등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호기심으로 저는 "코칭"이 무엇인지 구글링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에 "코칭"으로 검색하면 가장 위에 나오는 화면)


첫인상은 솔직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였습니다. 뭔가 좋은 말이 가득한데 그래서 뭔지는 잘 모르겠는? 그래서 계속 찾아봤습니다. 한국코치협회에도 잠시 들어갔다가 뭔가 너무 올드해 보이는 디자인에 금방 나와버리고 여기저기 블로그, 브런치 등을 다니며 닥치는 대로 글들을 읽으며 머릿속을 정리해봤습니다. 당시에 코칭에 대해 나름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개인 혹은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2. 질문과 대화를 통하여 깨달음과 해결책을 찾도록 한다
3. 코치의 지식과 경험으로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 답을 찾는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왠지 저랑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개인/조직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대상과 주제에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것이고 사실상 모든 주제가 코칭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되고요. 제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 방법이 대화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제가 좋아하는 '떠드는 것'과 코칭 대화의 차이를 깨달으며 고생하기는 했습니다만..)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고객 스스로 답을 찾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기"입니다. 그래서 TED 강의를 볼 때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무대 위에서 강연하고 소통하는 것을 꿈꾸곤 하지요. 그런 제 꿈의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콘텐츠'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려면 차별화된 경험, 메시지, 지식과 같은 나만의 콘텐츠가 필요할 텐데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뭐 딱히 특별한 게 없었던 것 같거든요.


게다가 제가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 처한 입장, 배경과 목표가 다른데 내가 나의 경험이 모범답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남들에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생각 또한 저 스스로 자신감을 낮추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들에서 다소 자유스러워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는 뭔가 절대적인 진리를 전파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저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 같군요.


이랬던 저에게 내가 답을 찾고 줄 필요 없이 고객이 스스로 답을 찾게 도와주기면 하면 된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코칭의 개념은 그동안 고민해왔던 저 스스로를 옭아매던 구속을 한방에 풀어주는 해결책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저는 코칭을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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