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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희 Oct 08. 2022

반가운 엇갈림

남편이 자기계발 프로그램에서 MVP를 따내고,

좋은 기운을 타고 있다.

남편의 삶의 새로운 전환이 될 것이다.

밟지 않은 흰 눈밭에서 첫 발자국을 내고 성취했을 때의 그 생경하게 벅찬 경험을 겪고 있을 것이다.


그 순간, 나 또한 한동안은 잊고 있었던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을 발견했다.

사람들이었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어 늪과 같은 진흙탕 속에서 기어 올라가다 미끌어지고 다시 올라가는 동안

잊고 있었던 그저 의미없이 깔깔대는 사람들과의 자리였다.


어느샌가 자기개발하는 사람들과 어느정도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으로 그런 이들만 만났고 그것만이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것들은 소중한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 결심도 목표도 성취를 얘기하지 않고 그저 사람에 취하고 술에 취해 낄낄대고 소리치고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오랫만에 괜시리 설레기도 했다. 실습을 나온 대학생의 모습에도 부럽지 않고 그저 재밌고 즐거웠다. 


그동안이 지쳐서일까?


그런 어제 저녁을 보내고 오늘 아침 남편의 MVP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둘이 서로 다른 길이 교차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비슷하다.


서로의 길에서 즐거움과 성취가 충만하고 만족하길 바라며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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