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창작동화 우화 설화
한 나그네는 시장판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했습니다.
나그네가 하는 일은 피리를 불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자, 자, 여러분 피리 소리를 들어 보세요."
-삘릴리릴리 삘릴리 삘릴리 삘릴리리~♪ ♬ ♩
피리소리는 마술처럼 사람들 마음을 홀렸습니다.
피리 소리로 장터 분위기는 더욱더 활기찼습니다.
"이 보쇼? 피리 양반?"
"네네?"
"내가 원하는 소리도 불러 주겠소?"
"아유, 그럼요."
"그럼, 마음이 차분해지는 한 곡조 부탁합시다."
"그럼 이쪽 천막 안으로 들어오세요. 별도로 불러 드리겠습니다."
나그네를 따라 들어간 천막은 피리 소리를 밖에서 들을 수 없었습니다. 안에서만 들을 수 있는 피리 소리는 신청자만 들을 수 있으며, 최면에 걸리듯 빠져 들었습니다. 마법 같은 소리는 소문이 나고, 너도 나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손님 중에 한 사람은 꾀를 냈습니다.
"이 보오? 혹시 기분 나쁘게도 해줄 수 있소?"
"그럼요. 제 피리 소리는 기분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 드립니다."
"그럼, 내가 아는 사람을 소개해 줄 테니, 그 사람에게 들려주시구려. 비용은 두배를 드리겠소"
"예, 알겠습니다."
그 손님은 원수 같은 이웃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이보게, 피리 소리가 너무 좋아 자네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미리 계산해 놨네."
"허허, 쫌생이 같은 자네가 웬일인가? 아무튼, 고맙네."
소문을 들은 이웃도 피리 소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여보시오. 내가 이웃집 소개로 온 사람이오. 피리소리 한번 들어 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신청곡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피리 소리를 듣고 있던 사람은 처음에는 기분이 좋더니, 점점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이웃집 사람은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기괴하고 음침한 뼈 피리소리가 그의 귓전에서 떠나질 않고 밤새 그를 괴롭혔습니다. 심지어 피리 소리를 소개해준 사람까지 원망스러웠습니다. 평소 원수처럼 지내던 이웃은 더욱더 원수처럼 느껴졌습니다. 꾹꾹 참아왔던 증오심이 불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미쳐 버린 사람은 곡괭이 들고 가 이웃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화가 풀리지 않은 그 사람은 피리 부는 사람도 찾아갔습니다. 자기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아, 피리 부는 사나이도 죽이려 했습니다. 피리 부는 나그네는 피리로 그의 공격을 막았습니다.
"이보시오. 정신 차리시구려"
"다 필요 없어. 다 죽여 버릴 테야"
피리 부는 나그네는 피리를 그의 얼굴에 집어던지고 달아났습니다.
분노를 참지 못한 그는 피리를 부러트려 산속에 던져 버렸습니다. 너무나 괴로웠던 그는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부러진 피리는 학이 둥우리로 가져갔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 부는 날이면 뼈 피리가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뼈 피리가 우는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증오하던 사람들을 서로 죽였습니다. 마을은 점점 흉가만 남고 아무도 살지 아는 곳이 되었습니다.
학 둥우리에서 울던 피리는 다른 새가 홀려 가져 가 성 꼭대기 둥지에 올려놨습니다. 그리고 피리 소리는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갔습니다.
-휘이이~ 휘이이이... 피이이이 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