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꿀이 할머니의 시간 편지
유솔아!
지난 토요일은 할아버지 제삿날이었단다.
네 아빠와 엄마가 제사상 앞에서 절을 하자 너도 덩달아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엎드려 절을 했지.
너는 그 날이 무슨 날인지는 모르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뭔가 다른 분위기를 감지한 것 같았어.
사진 속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엄마 한 번, 아빠 한 번, 나 한 번 쳐다보곤 했지.
바로 그 때 네 아빠가 눈치를 채고 말했어.
"저기 사진은 할아버지야. 바로 아빠의 아빠."
"으응. 아빠의 아빠? 근데 왜 여기 없어?"
아직 죽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너에게 네 아빠는 어떻게 말해줄까 궁리하다 말했어.
"음, 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 가셨어."
"왜, 하늘나라에 가신 거야?"
"음, 사람은 누구나 하늘나라에 가는 거야."
"으응? 그럼 아빠는 언제 갈 건데?"
"글쎄……! 언제 갈까? 음, 아빠가 하늘나라 가면 유솔이 못 보는데……."
너의 표정이 금세 샐쭉해졌어.
"그럼 하늘나라 가지 마. 아빠."
"그럴까? 아빠 하늘나라 가지 말고, 유솔이랑 오래오래 살까?"
너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지.
그런데 뭔가 골똘히 생각하던 너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을 했어.
"근데 아빠, 아빠는 아빠의 아빠가 보고 싶을 땐 어떡해?"
하늘나라에 가지 말고 아이랑 오래오래 살자고 대답한 네 아빠도 약간 당황한 듯했어.
"음. 아빠는 할아버지 보고 싶을 때는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봐. 어느 별엔가 할아버지가 계실 거 같아서."
"으응,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있으면 할아버지가 보여?"
"그럼, 할아버지가 보이지. 그런데 요즘 하늘은 너무 공해가 심해서 잘 안보여. 나중에 우리 공기 맑은 곳으로 여행가서 밤하늘에 떠 있는 별 볼까? 거기서 할아버지 찾아보게?"
"그러자, 아빠. 하하하."
너는 유쾌하게 웃으며 아빠를 바라보았지.
제사가 끝나고 너와 식구들이 집으로 돌아갔어.
할머니는 혼자 베란다로 나갔지.
할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 별을 바라본다는 네 아빠의 말을 듣고, 할머니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단다.
공해 때문인지 별은 보이지 않았어.
할아버지는 지금쯤 어느 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지 궁금해.
오늘 밤 할아버지는 왔다 갔을까?
만약 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가게 된다면 말이야 샛별이 되고 싶어.
초저녁에 가장 빨리 떠올라 반짝반짝 빛을 내는 샛별.
유솔아.
나중에 할머니가 하늘나라 가거든 꼭 밤하늘의 샛별을 바라봐 줘. 그 별이 할머니야. 살다가 혹여 힘이 들거나 할머니가 보고 싶거든, 밤하늘에 반짝이는 샛별을 바라봐. 항상 유솔이 너를 향해 빛을 밝혀줄 테니까.
그 별을 보고 힘을 내. 알았지?
오늘도 꿀꿀꿀꿀 꿀꿀이 할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