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는 날

by 다섯시의남자

소풍 가는 날



오늘 초등학교 친구들과 구룡포 바다로 소풍 간다.

작은 버스를 한 대 빌렸다. 행운권 추첨 용지 만들고 상품 준비하고, 퀴즈도 내고 조별로 게임도 하고...

회장님이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이라 마치 수련회 가듯 열심히 준비했다.

대구는 종일 비가 온다는데 우리가 만나게 될 구룡포는 아침 9시에 그친다는 예보다.


‘소풍’

그 시절 이보다 더 설레는 말이 있었던가.

다 식고 김빠진 사이다라도 얼마나 달콤했던가.


카톡 프로필에 벌써 손자 사진이 걸린 이도 있고,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녀야 하는 이도 있지만, 우리끼리 있을 때면 그 시절 별명조차 귀엽게 불러볼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

‘꿈은 하늘에서 잠자고, 추억은 구름 따라 흐르고, 친구여 모습은 어딜 갔나 그리운 친구여’

가수 조용필의 <친구여>라는 곡이다. 멋진 시고 멋진 노래다.


나도 전에는 동창회 모임을 나가지 않았었다. 이번 모임까지 해서 서너 번이 전부다. 우연히 나갔다가 그 후로 참석하게 되었다.

술을 과하게 마시는 친구도 없고, 그 흔한 노래방조차 가지 않는다. 식당에서 모이면 2차로는 간단히 커피나 맥주 한 잔하는 게 다다. 참 희한하게 건전한 모임이다.


삶의 이력이 다르니 가끔은 다양한 가치관들이 부딪히기도 한다. 그래도 결론은 좋다. 우기지도 않고 고집할 것도 없다. 그러기엔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한다. 아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목적이 없으니 사심도 없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내가 참석하기 오래전에 우여곡절 끝에 정리가 된 것 같다.


구룡포에 도착할 때쯤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김밥과 삶은 계란, 사이다가 든 가방을 들고 손수건 게임과 보물 찾기를 하고 있는 그 시절의 아이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마치 과거로 회귀하는 영화의 장면처럼 그렇게 잠시 나이를 내려놓고 목젖이 다 보이게 웃었으면 좋겠다.



* 아래 링크는 신간 『우리가 중년을 오해했다』 홍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damdanuri/223074349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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