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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심심한 여행 3

2023년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6박 7일간 일본 여행기

세상 심심한 여행 - 출발 전날, 짐 싸기

<2023년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6박 7일간 일본 여행기>    


      

출발 전날, 짐 싸기         


 

짐을 챙기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아무리 간단하고 익숙해도 목록을 꼭 적는다. 대충 생각나는 대로 넣다가는 온갖 필요 없는 잡다한 것까지 들어가게 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목록을 들고 물건을 가방에 넣음과 동시에 지운다’는 것이다. 바로 챙기기 어려운 것들, 충전기라든가 차에 있는 선글라스라든가 하는 물건들은 여전히 목록에 남아 있게 되고 가방에 넣을 때 비로써 지워지기 때문에 절대 잊어버릴 수 없다. 간단하지만 잘 지키면 당황스러운 일을 겪지 않게 된다.     


물론 여권과 중요 서류만 빼면 잊어먹어도 상관없다. 오히려 재미난 추억이 된다. 나야 이런 방법을 오랫동안 써 와서 익숙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 따라 하라는 건 아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뭘 넣어가든 자기 마음이니깐.     


전체 여행기는 언제 올리게 될지 모르겠다. 실시간으로는 불가능하다. 여행 루트를 단순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멋진 사진을 붙일 실력도 안 되고, 장면을 기가 막히게 묘사하거나 풍성하게 감정을 실을 자신도 없다.

일단 열심히 메모만 할 작정이다, 메모한 것들이 숙성이 되고 그리워질 때쯤이면 오히려 담담하면서 담백한 글로 살이 붙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원래 내 꿈이 여행 작가다. 늘 하고 다니는 말이다. 여러 사람한테 하는 말이지만 사실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다. 이번 ‘대책 없이 심심한 여행’도 사실 그 꿈을 향한 몸부림이다.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꿈꾸고 있다고~~”라고 소리치는 아우성이다.     


떠나기 전날이지만 두근거림은 없다. 타이틀이 심심한 여행이니 바쁠 일도 없다. 없어야 된다. 그래서 환전도 죽지 않을 만큼만 했다.

바람이 있다면 기록하는 일이 익숙해졌으면 하는 것이다. 차분하게 일상처럼 이어졌으면 좋겠다. 여행이 내게 있어 특별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번 6박 7일은 그런 훈련을 위한 수련회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나만의 여행을 만들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 이번 여행에 있어서나 인생에 있어서 의미 있는 과정이다.    

 

그럼 이제 떠나보도록 할까.

“렛츠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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