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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다

봄비다. 


이제 활짝 피기 시작한 벛꽃잎을 남기없이 훑어 내리면 어쩌나 하는 염려로 비와 나무와 추락한 잎들을 바라본다.

이른 새벽 잠결에 비가 내리는 걸 의식하고 채 깨기도 전에 꽃잎은 어찌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간혹 하찮은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까...라는...

마음은 훨씬 편했을 것이다. 둔감하게 살아가는 일이란 사소한 것에 의미를 생각지 않아도 되고,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지 따위로 스스로 슬퍼지지 않아도 된다. 막장 드라마나 개그 프로그램에 뒷끝 없이 웃음을 흘려도 좋을 '행복한 인생'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리 살았으면 좋겠다. 

주위를 넓게 본다든가 상대의 말을 깊게 살핀다든가, 사물의 이면이 보여주고 싶은 것들에 관심을 가진다든가 하는 일을 그만두고 바로 앞에 놓여진 순간에만 웃고 울 수 있다면 좋겠다.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타인에게 상처가 되리란 사실도 모른 채 나 혼자 신나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좀 살면 어때...하는 생각을 한다.


갱년기가 오려는지 뜬금없는 상상을 자꾸 한다.



#낯선거리_내게말을건다

#다섯시의남자

#우리가_중년을_오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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