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기록하는 행위

by 다섯시의남자

여행을 기록하는 행위


우리는 누구나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은 여행자의 의식을 바뀌어준다. 간혹 한 번의 여행으로 인생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여행을 하는 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천천히 흐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단순히 오락으로서의 여행일지라도 떠나면서 지내면서 혹은 돌아와서 어느 순간 여행이 의미가 되어 스며들게도 된다.

그것은 여행의 본질적 목적이기도 하다. 크든 작든 여행은 우리 인생에 깊이 관여되어 있다.


나는 여행을 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한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만 앞설 뿐 보여줄 만한 결과물이 늘 상 나오는 것은 아니다.

왜 쓰려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혼자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거나 아니면 일기장에 쓰면 될 정도의 일을 굳이 SNS에 올리는 이유는 뭘까? 심지어 책으로 내기까지 하니 당연히 그 의도가 분명해야겠다.


이십여 년 전인가 일본 후쿠오카의 ‘히타’란 도시에 있는 온천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히타’에는 유명한 양조장과 맥주 공장이 있다.(삿포로 맥주 공장이 여기에도 있다) 물이 좋아 ‘물의 도시 히타’라는 부제가 붙은 곳이다. 관광지가 있는 도심을 벗어나면 계곡을 따라 온천들이 있는데 큰길을 벗어나 승용차가 아슬아슬하게 들어갈 만한 곳에 숨겨진 멋진 온천을 발견한 적이 있다. 나만의 장소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나만 아는 게 아니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이제는 세상에 숨겨진 곳이란 없겠구나 싶었다.


아무리 멋진 절경이라도 클릭 몇 번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 수 있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그리 수고스럽지 않게 앉은 자리에서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새로운 여행지라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다.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여행지에서 식상한 여행기를 올린다는 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다.


여행을 통해 여행자의 의식이 바뀌고 그 기록을 통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풍경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곳은 새로운 여행지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기록들은 여행자의 의식이 바뀌듯 독자들에게도 나름의 감동과 질문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오늘도 어딘가에 서 있고 그곳에서 어제와 다른 방향으로 바라본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여행을 통해 의식을 전환하고 기록을 통해 인생을 디자인한다. 그렇게 오늘도 여행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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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103_180735904_03.jpg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낯선_거리_내게_말을_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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