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 종교는 기독교다.

by 다섯시의남자

공식적 종교는 기독교다.



돈과 권력과 사회적 가치를 사랑하고 절대시 하지만, 공식적으로 내 종교는 기독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내놓고 오직 예수만 믿던 그들과는 다르다. 나가사키의 여행자들처럼¹ 그들의 전 생애 목표와 다르고, 아무 의미 없는 죽음처럼 보였던 선교사님들의 종교와도 전혀 다르다.

나는 그저 부자로 살고 싶고, 건강하게 살기를 원할 뿐이다. 가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만나면 하나님을 찾는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필요한 게 신이니깐. 복채를 내듯 헌금을 넣고 그리고 기도를 통해 필요한 주문을 한다. 내 마음이 평안하고, 또 평안해지기를 바라며 선택한 종교가 바로 기독교다.


이렇게 설명하면 내 속의 외침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고 할 것이다. 아니라고 말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이렇게 살고 있다. 사는 모습을 보면 부인하기가 어렵다.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는 것이 옳은 이치다.

문제는, 고민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드러나는 데 있다. 양심에 화인(火印) 맞은 자처럼 살면 편할 텐데,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쳤다는 게 문제가 된다.


‘나에게 기독교는 그저 사상일 뿐인가?’

‘나의 실질적 종교는 무엇인가?’


공부를 너무 많이 했다. 학교 때 기독교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성경공부를 학과 공부보다 더 열심히 했다. 방학 때마다 수련회를 세 군데나 다녔고, 교사며 찬양대며 온갖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그 결과, 머리만 굵어졌다.

늘 판단만 한다. 내 생각은 옳은 생각이고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스스로 결정한다. 겸손한 것처럼 웃으며 고개를 숙이지만 이도 역시 자만에서 비롯된 시늉일 뿐이다.


한 번의 충격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잘 알고 있다. 등나무 공예를 하듯 진득하게 누르고 열을 가하고 변형을 일으키는, 내 삶에 지속적인 간섭이 개입되어야만 한다.

그렇지만 나 스스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이렇게 살던 대로 살기도 싫다.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답이 없다.



1. 나가사키의 여행자들 : 1867년 나가사키의 우라카미 마을에 숨어 있던 키리스탄(크리스천) 주민 68명이 체포되었다. 이들은 혹독한 고문을 받고 22개 지역으로 이송되게 되었다. 우라카미 키리스탄은 스스로가 이 유배를 ‘다비(여행)’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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