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고 올리는 글
글을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집요하고 끈질기게 가슴을 누른다. 예외일 때가 없다. 모니터 앞에 앉아 뚫어지게 노려본다고 해서 쉽게 나오지 않는다. 겨우 한 줄 적어보고 이어서 고민하다 적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간다.
그럼에도 뭐라도 쓰지 않으면 결코 아무것도 쓸 수 없다는 말을 실감하며 모니터 앞에 앉았다.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고 사십일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올렸다. 기적 같은 일이다. 내 속에 할 말이 이만치나 많았는지 나도 놀랐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꾸준하게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어제 하루 쉬었다. 추석 연휴라 늦게까지 약속도 있었고 무엇보다 뭘 써야 할지 몰랐다. 물론 준비 없이 모니터를 열었더라도 뭐라도 쓸 수 있었을 테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루쯤은 반항하고픈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매일 쓰다 보니 숙제가 된 것 같아 글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급해지니 내 글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늦은 시간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매일 쓰겠다는 것이 욕심일지 모르지만 분명히 훈련은 되는 것 같다. 초고로 적은 글이 다 마음에 들 수도 없을 것이다. 헤밍웨이도 모든 초고를 쓰레기라 했는데 내 기대가 큰 것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볼까 염려하는 순간 내 속에서 자기검열이 시작되고 글은 안전한 길로만 찾아다닐 게 뻔했다.
어차피 읽는 사람은 몇 명 되지도 않고 그나마 나를 아는 사람도 없다. 지금 자유롭게 쓰지 않으면 좁은 울타리에 갇혀 길들여져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내일부터 또 새로운 글을 쓸 것이다. 매일 쓰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겠지만 매일 쓰려고 할 것이다.(노력한다고 되는 건 아닐 것 같다)
자유로운 삶을 통해 자유로운 글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