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방전

by 다섯시의남자

어느새 방전



휴대폰을 바꾸는 이유는 배터리 때문이다.

아침 7시에 100프로로 시작하지만 오후 서너시면 다시 충전기를 꽂아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면 바꾼다. 희한하게 약정 기간이 끝나는 시점과 겹쳐진다.

싼 걸로 바꾸고 또 그렇게 2년 정도 사용한다.


요즘 수시로 방전되는 게 또 있다. 위약금을 아무리 많이 주더라도 중간에 바꿀 수가 없다.

오십 년 넘게 쓰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아침마다 각종 알약을 꽂아 봐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유일한 방법은 리모델링을 하는 것뿐이다.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늘은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이 있고, 먹어야 할 메뉴가 있다. 도저히 오늘은 안 된다. 내일이라면 어찌해 볼 수도 있겠다 싶다. 일단 미룬다.


그렇게 한 10년 정도 미적미적하다 보면 도저히 손쓸 수 없는 날이 오겠지.

안다.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러니깐 일단 내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거다.

지금은 피곤해서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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