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성가대를 했다.
교회에서 성가대를 40년 했다.
‘그래서 노래를 잘하냐고?’
‘당연히 잘 한다.’
40년을 했는데 못하면 이상한 거다. 일반인을 기준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성악을 전공한 사람보다 잘 하지는 못한다. 그럴 수는 없다.
오래 한 건 중요하지 않다.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한계를 만난다. 정해진 선을 넘을 수가 없다.
헬스클럽에 매일 다니더라도 휴대폰을 들고 러닝머신 위에서 어슬렁거린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마음의 위안은 조금 될지 모르겠다. 다이어트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뭐든 마찬가지 일 거다. 오래 한다고 반드시 성장하지는 않는다.
책 읽기가 유독 그렇다.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읽으면 좋겠다.
치열하게 파고들어 보자. 어휘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들어 있는 작가의 호흡과 그 너머의 깊이를 유추해 보자.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뚝딱 읽어내는 것도 좋고, 오랫동안 천천히 아껴가며 읽는 것도 좋다. 책장 가득한 책이 자랑거리가 아니라면 아마추어처럼 읽는 것을 멈추고 선을 한번 넘어보자.
한 권의 책이 삶의 방향을 바꿀지도 모른다. 젊을 때나 중년이 되어서나, 시와 때는 상관없다. 변할 수 있다면 아직 청춘이다.(변하기를 거부하고 두려워한다면 산에 다니는 것 말고는 차츰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제법 한가해졌는데도 여전히 시간이 없다. 물리적인 시간이라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집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많으니 오히려 미루게 되고 대충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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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래도 될 것 같다.
인생을 늘 치열하게 살 수는 없지.(책은 그렇게 읽어야 한다고 했지만^^)
가끔은 멍하니 있자. 숙성하듯, 다지듯, 성장은 잊고 성숙할 시간을 번다 생각하고.
오늘 유독 그러고 싶은 날이다.
#다섯시의남자
#중년이지만_아직_청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