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복권 한 장 샀다

by 다섯시의남자

베트남에서 복권 한 장 샀다



오늘 사무실 이사를 한다.

이사라고 하지만 남은 건 책장 4개가 전부다. 책은 내 차로 옮기고 책장은 내일 다시 가져갈 생각이다.

책을 정리하다 복권 한 장을 발견했다. 몇 달 전 베트남 다낭을 여행하던 중 시장에서 산 것이다. 시장 안을 구경하는 동안 복권을 파는 사람을 여럿 보았다.

그리고 사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국수 한 그릇 시켜 놓고 기다리는 동안 나도 한 장을 샀다.

한 장에 만동, 원화로는 오백 원 정도 한다.


식당이나 시장,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는 어김없이 복권을 팔고 있는 노인들이 있다. 그것을 사는 사람들도 당첨금이 문제가 아니라 노인을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산다고 한다.

복권은 매일 발행을 하고, 매일 추첨을 한다. 노인들은 매일 같은 지역을 다니며 새로운 복권을 팔고 있다. 당첨권과는 상관없이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의 호의가 날마다 넘친다.

오히려 풍족한 현장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렵고 힘든, 그날 벌어야 그날 먹을 수 있는 곳에서 파는 이가 있고, 사는 이가 있다.


할머니는 내가 외국인인 걸 뻔히 알면서도 사라고 눈짓을 했다. 꼭 팔아야겠다는 간절함이나 불쌍한 표정은 아니다. 담담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운 눈빛이었다.


적어도 베트남에서는 복권을 사는 것이 온전히 자신의 행운을 위함은 아닌 듯하다.

짐 싸다 말고 살짝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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