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for Next Impact (모두의 연구소)
2024년 12월 15일 일요일 모두의 연구소에서 주최하는 '2024 모두콘'이 양재 AT센터에서 열렸다.
4개의 트랙으로 나눠져 있고, 각 트랙마다 주제별로 조금씩 성격을 달리하며 하루동안의 일정이 이어졌다.
트랙 외에도 워크숍을 통해 실습을 할 수 있는 시간들도 있었는데, 현장 참석자들의 호응이 너무 뜨거워 대기에 대기를 탔지만 결국 못 듣고 아쉽게 다른 트랙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컨퍼런스 홀은 참여자들로 가득 찼고 강연을 듣기 위해 줄을 서기도 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녔지만 잔잔한 활기 속에 행사는 시종일관 생동감이 느껴졌다. 행사 내용도 알찼고, 등록할 때 기념품을 나눠주며, 점심으로 크라이버거에서 버거를 제공하고, 행사 마지막에는 추첨을 통해 경품도 주었다. 참여비가 없는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준비했다니, 일요일 하루 전부를 보낸 것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운 행사였다.
내가 주로 관심있게 본 곳은 트랙 B와 트랙 D.
모두의 연구소 소속 랩들의 성과발표와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에 관한 이야기였다. 때론 실무자관련 강연도 들었지만 이해의 수준차로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모두콘의 강연을 통해 느낀점은 AI의 발달로 인해 펼쳐질 세상의 속도는 정말 빠르다는 것.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이해의 과정을 기다려줄 만큼이 아니라 그 과정을 어느새 점프해서 넘어버리고 더 멀리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다면, 그 과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대중은 어떻게 해야 할까? AI나 새로운 기술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이 변화를 어떻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의 시대가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의 독점으로 흘러가버리면 나는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러하 우려가 들었다.
기술관료가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서 의사결정의 주체가 될 때 소외되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까? 정보 소외 집단의 적응과 이해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점점 더 평범한 사람들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발전은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 혹은 계층사이에서 기술 이해의 격차로 발생하는 계층화는 어떻게 우리 앞에 다가오게 될까? 기술에 소외되는 노동자들은 과연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러나, 우려는 우려일 뿐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단순히 기술 관련 트랙만 보고 돌아갔었다면 그렇게 생각이 마무리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트랙을 돌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누구보다 개발과 혁신에 우선인 사람들이 단지 개발자에 그치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 변화하는 세상에 기여하는 무엇인가가 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모두콘'이어서 그런 걸까? '모두의 연구소'의 쉐벨그투(Share Value, Grow Together)가 녹아져 있는 컨퍼런스라서 그런 것이었을까? 긍정적으로 세상을 이끄는 힘을 보여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주관한 행사라서? 몹시도 추운 겨울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다.
2024년 모두콘은 끝났다. 2025년 연말 다시 모두콘은 열릴 것이다. 꼭 테크 관련자가 아니라도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가는지 알고 싶다면 참여해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