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나 TV에서 나오는 치료기 이름으로 들어보거나, 목욕탕 사우나에서 구석진 곳에 있는 습한 방을 봤거나, 영화의 전쟁 씬에서 어두운 곳을 볼 수 있는카메라를 봤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 같은 적외선이지만 보이는 색은 서로 다르지 않았나요?
병원에 있는 적외선 치료기는 전구의 색깔이 붉고, 전등을 켜면 내 몸 주변을 불그스름하게 만드는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라잌 정육점...).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있는 적외선 사우나실은 붉은 분위기일 때도 있고, 그냥 아무 색 없이 덥기만 할 때도 있었습니다.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적외선 감지기는 어두운 곳에서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지만, 죄다 초록색만 보일 뿐 빨간색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적외선의 색은 빨간색인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신 적 없나요? 이번엔 물리치료로 자주 사용하는 광선치료 중의 하나인적외선에 관해 알아보며 어떤 색인지 알아볼게요.
적외선(infra-red; IR)은 빨간색을 뜻하는 red와 라틴어로 아래를 뜻하는 infra가 합쳐져서 가시광선(visible ray)의 빨간색 영역을 벗어난 아래 영역의 광선을 뜻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무지개색인 빨주노초파남보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인 가시광선을 벗어난 광선이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는불가시광선(invisible ray)입니다.
가시광선보다 주파수가 낮고, 파장이 긴 영역이며(주파수와 파장은 반비례), 열을 가진 모든 물체에서는 적외선이 방출되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 물질에서 적외선이 방출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나오는 적외선을 활용한 예로는 자동 수전처럼 손을 수도꼭지에 가까이만 대어도 물이 나오고, 도난 방지 시스템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침입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합니다.
나도 초능력이?!? 하지만 적외선이 보이진 않죠?
적외선은 단파와 장파 적외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단파 적외선은 파장이 770~1,500nm의 범위이며, 전구와 같이 빛이 나는 물체에서 방출되는 광선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조직의 5~10mm까지 침투할 수 있어서 피하지방까지 가열할 수 있습니다. 장파 적외선은 파장이 1,500~15,000nm의 범위이며, 핫팩이나 전기장판과 같이 빛이 나지 않는 물체에서 방출되는 광선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조직의 2mm 이상 깊이 침투하지 못하지만, 표피에 있는 온각감수기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더 뜨겁게 느껴집니다.
가시광선을 기준으로 근접해 있는 단파 적외선을 근위 적외선(근적외선)이라고도 부르고,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장파 적외선을 원위 적외선(원적외선)이라고도 부릅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주파수가 자. 가. 적(작아져)~
적외선 치료기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이 빨갛게 보이는 건, 단지빨간색 전구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빨간색 전구로 적외선이 뻗어 나가는 범위를 조절하고, 환자의 치료 부위에 제대로 닿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파(원위) 적외선은 환자가 더 뜨겁게 느끼기 때문에 가시광선의 빨간색에 가까운 영역의 단파(근위) 적외선을 이용해서 진피까지 적외선을 덜 뜨겁게 침투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적외선은 표피와 진피에 분포된 혈관을 가열해서 혈액을 통해 열을 심부 조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적외선이 우리 몸에 닿는 것은 복사열이지만, 열이 이동하는 동안에는 피부와 혈관 사이의 전도열과 혈액이 이동하면서 퍼져나가는 대류열로 인해 우리 몸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습니다.
빛을 내거나 빛을 내지 않아도 적외선은 나오고 있어요~
병원이나 목욕탕에서 봤던 붉은 적외선은 모두 빨간색 전구를 사용했고, 영화나 드라마에 초록색으로 나오는 적외선 카메라는 눈의 피로가 가장 적은 초록색 형광물질을 사용해서 형태를 표현했어요. 이 모든 게 적외선의 색이 없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