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앞쪽 기울임, 뒤쪽 기울임, 회전목마, 택배, 그만
현관문이 열리지 않네요.
음~ 택배가 한 무더기군요.
애들은 선물 사 온 줄 알아요.
"오! 에이~ 택배잖아."
아내는 가족을 위해 항상 물건을 주문합니다.
"아~ 이뻐^^ 여보 조립해 줘요~"
조립은 저의 일상이죠.
"예! 근데 이건 어디에 쓰나요?"
날아오는 따가운 눈총을 등지고 얼른 선반을 조립합니다. 선반과 선반 다리를 볼트와 너트로 연결시켜야겠죠. 손으로 너트를 슬슬 돌리다가 더 이상 안 돌아갈 때쯤이면, 좀 더 꽉 죄기 위해 렌치를 가져옵니다. 렌치를 너트 아래쪽에 놓고(빨간색)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립니다. 그런데 선반 모서리에 렌치가 걸려서 더는 돌아가지 않네요. 익숙한 듯이 렌치를 너트 위쪽으로 놓고(파란색)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립니다. 또 걸리면 다시 렌치를 아래쪽에 놓고 돌립니다. 신기하게도 렌치를 아래쪽에서는 왼쪽으로, 위쪽에서는 오른쪽으로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돌려도 너트는 한 방향으로 돌아가네요.
일상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놀이공원에 있는 회전목마에 사랑하는 사람이 앉아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멀리서 우린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앞쪽에서 돌 때는 왼쪽으로 도는데 뒤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돌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죠?(첫사랑이 떠오르는.... 아 집중 집중! 지금은 선반을 조립해야 돼요!) 이처럼 서로 방향이 다른 두 힘으로, 하나의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짝힘(force-couple)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짝힘으로 협력을 발생시켜서 효율적인 돌림(rotation)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몸도 짝힘을 이용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골반의 앞쪽 기울임(anterior tilt)을 할 때, 앞쪽에서 골반을 아래로 내려주는 엉덩허리근(iliopsoas)과 뒤쪽에서 골반을 위로 올려주는 척추세움근(erector spinae)이 동시에 수축해서 짝힘의 관계를 가집니다.
골반의 뒤쪽 기울임(posterior tilt)도 앞쪽에서 골반을 위로 올려주는 배곧은근(rectus abdominis)과 뒤쪽에서 골반을 아래로 내려주는 큰볼기근(gluteus maximus)이 함께 수축해서 짝힘의 관계를 가집니다.
이처럼 우리 몸의 움직임은 한가지 근육의 작용보다는 여러 근육의 협력으로 이루어집니다. 원활한 협력이 더욱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거죠. 앞으로 내 몸의 움직임의 제한이 느껴질 때, 짝힘의 관계를 떠올리며 앞뒤 또는 위아래 근육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보는 사고, 저는 벌고
우리 집이 행복해지는 짝힘이군요!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1. 퇴근할 때마다 쌓여있는 택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2. 골반의 앞쪽 기울임시 짝힘의 관계를 가지는 근육은 무엇인가요?
3. 골반의 뒤쪽 기울임시 짝힘의 관계를 가지는 근육은 무엇인가요?
4.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짝힘은 또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