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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lar Dec 02. 2023

(번외 편) 부러운 사람들

나의 삶을 일으켜준 친구들

어느 날 나의 삶에 나타나, 나를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하게 해 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야


10년을 다닌 회사를 나왔을 때, 나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였어. 코로나이기도 하고, 어쩌면 안전했던 울타리에서 뛰어내린 나는 뭔가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 그러다 우연히 시작한 인스타챌린지 영어낭독을 통해 내 인생 다시 있을까 싶은 귀한 사람들을 만났어. 영어가 회사에서 필요해서 시작했는데,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도 정말 너무 열심히 하더라고, 그때 생각했지. 어디에 쓰려고 저렇게 열심히 살까? 그 동기는 무엇일까. 멋지다 하고.


가끔 친구들은 내가 멋있다고 하지만, 나의 삶은 공허하기도 했어. 아이를 낳았지만 워킹맘이라 할머니에게 맡기고 키우지 못했고,일을 했지만 그렇게 성공적이지도 못했다 생각했으니까, 양 쪽 어디서도 성공적이지 못했던 삶은 나에게 치부 같았어. 그래서 친구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했지.


집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세상이 두렵다는 친구들에게 그래서 너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어.  매력적인 친구들이 자신의 삶이 더 예쁘다고 느낄 수 있게, 물론 이 친구들은 너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이라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친구들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다 언급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먼저 전해.

 

먼저,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우리 친구 P양, 차분하고 단아한 이 언니의 삶은 내가 늘 부러워하던 삶의 모습이야. 딸 셋을 가져 더 부자 같고, 가족들을 위해 쓰는 마음과 시간이 너무 예뻐. 손재주도 좋아 뭐든 뚝딱 하고 만들어내는데 그냥 그것만으로도 매일 부럽더라. 쉴 때 따라 해보고 싶어도 나는 안되더라 흥. 받아들일게. 가끔은 이 언니가 자신을 더 돌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그렇지만 그것조차 이 사람이겠지. 화려하지 않은데, 향기가 오래가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영원히 기억되겠지.  


매일 기록을 올리는 E 양. 언니의 삶은 놀랍도록 꾸준해. 말만 앞서는 나와 달리, 매일 해내는 것으로 언니의 삶을 보여줘. 나는 이 언니가 못할 일은 세상에 없을 것 같아. 꾸준하게 무엇인가 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 알 거야. 나는 꾸준하지 못하거든 부러워 죽겠네 정말.


세상 유쾌한 친구 R. 이 언니의 닉네임을 부를 때면 이 언니처럼 유쾌하고 즐거운 느낌이야. 이 다정한 언니는 요리를 좋아해. 그 요리에는 언니가 가족을 위해 쏟는 사랑과 애정이 얼마나 많이 담겼는지. 이 언니가 요똥이인 나에게 요리를 50개나 알려줬거든. (다 만들어보지 못한 건 미안해) 그 레시피를 따라 하고 맛을 보며 느꼈어. 이 건강한 맛이, 언니가 가족들을 위해 얼마나 요리를 열심히 연구해 왔는지를 느낄 수 있어서 더 감사했어. 나는 그 연구의 시간 없이 언니의 맛을 가져온 거잖아. 근데 이 언니는 다정한 것에 비해 자기가 힘든 티는 많이 안 내는 것 같아 가끔은 조금 슬퍼.


사랑스러운 A 양. 음, 나에게 늘 영혼의 쌍둥이라고 하지만 과가 전혀 다른 거 같아. 이 언니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거든. 얼마나 따뜻한지, 그리고 세심한지. 언니가 해주는 칭찬은 왠지 나를 오래도록 잘 관찰해서 말해주는 것 같아 더 기쁘더라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주도 많고. 삶에 대한 기준이 딱 세워져 있는 것 같아 늘 부러웠어. 근데, 언니는 가끔 겁이 많아. 나는 신중한 거라 생각해. 언니는 결국 자기 속도로 해낼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갓생러 그 자체인 S 양. 꾸준하고, 대단하기까지 한 언니의 시간은 늘 내가 부러워 하는 것 중 하나야. 나는 생각보다 무르고, 잘 포기하거든. 근데 언니를 보고 있음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이 강하디 강한 여자의 글은 가끔 뼈에 사무치도록 아프지. 글에서는 가끔 언니의 연약한 모습도 드러나. 그래서 안아주고 싶지. 이 시간을 통해 언니의 마음마저 단단해질 것 같아 나는 계속 응원하게 될 것만 같아.


막내지만, 나보다 언니 같은 J양. 한다고 한 건 끝까지 하는 게 그렇게 예쁘고 부러워. 너는 포기를 모르는구나. 부럽다 얘. 오래도록 쉬어서 가끔은 두렵다는 너에게, 너는 뭐든 그렇게 다 해내는데 뭐가 두렵니. 말해주고 싶어. 물론 우린 존댓말 하는 사이니깐 여기서만 이렇게 말해둘게. 부럽다 이 지지배!


나는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했어. 정말 많은 사람을 봤고, 나름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봤어. 그만큼 사람에 대한 데이터가 진짜 많아. 근데 내 삶에 진짜 영감을 준건, 내가 사랑하는 공부 친구들이야.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을, 자신의 가족을 잘 돌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럴듯하지만 내면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봐왔어. 나 또한 내 어리석은 시간들을 지나 그럴듯한 어른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하는 중이고. 이건 아무리 오랜 사회생활을 해도 쌓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해. 짧게 쉬는 기간 동안, 내 인생이 진짜 어디 머무르는지, 무엇을 돌보아야 하는지 배웠거든.


지금 잠깐 카페에서 글을 적느라 더 많은 친구들에 대해 적지 못했어. 부럽다 이 사람들아 시리즈를 연재해야 할 것 같아. 여기에 안 다뤄진 사람들이 섭섭할까 봐 걱정이거든. 이 번외 편은 또 다른 친구들로 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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