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보름
안녕하세요.
내 말 좀 들어볼래요?
내 이름은 이모님이에요.
언젠가부터 나는 내 이름으로 불리기보단
저기요, 사장님, 이모님, 어이!
그렇게 불렸죠.
나도 어릴 땐
따뜻한 이름으로 불리곤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왼쪽 가슴에 붙은
이름표만이 나를 대신 말해주네요.
어쩌죠,
이젠 스스로 나를 부르는 법도
잊어버렸어요.
어쩔 수 없죠,
오늘도 저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야 하니까요.
이름을 찾을 시간은 없어요.
그다음엔 식당에 가서 불판을 닦아야 하고,
이따가는 대리운전도 해야 하죠.
그 위에 놓인 게
상품인지, 아니면 나인지…
가끔은 이름조차 없는 나보다
그 물건이 더 나아 보이기도 해요.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내 이름을 불러줄
누군가가 나타나겠죠.
나도 언젠가는,
스스로 내 이름을 말하며 다닐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