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보름
보름달.
등불 하나 없는 새까만 밤을
홀로 밝혀 주는 저 커다란 원.
서서히 빛으로 차오르는 너를 보면
내 마음도 어딘가 채워지는 듯하다.
하지만 보름아,
너는 서서히 빛을 잃겠지.
너의 불은 해의 숨을 잠깐 빌려 켠 것이니,
자리와 각도 하나에도 금세 기울지.
빛이 아닌 그림자로 차오르는 너를 보며
채워졌다고 믿던 내 마음이
오히려 더 비어 가는 걸 안다.
가장 밝은 순간이
더 짙은 고독을 예고하는 듯,
환한 가장자리에서 어둠이 먼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