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좀 허전해도 괜찮아

4막. 그믐


어떤 일이 끝났을 때

불현듯 서서히 허전해지는 순간이 있다.


늘 앉던 자리, 늘 붙잡던 습관,

하루의 모서리를 차지하던 작은 의식들.

그 모든 것이 사라진 뒤,

아무것도 할 게 없어 보이는 그 순간


허전함이 잔물결처럼 밀려오고

때론 허무로 번져 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공허는,

네가 그 일에 얼마만큼 몸을 담갔는지를

조용히 증명하는 그림자에 가깝다.


흘려보낸 시간만큼

너는 진지했고, 성실했고,

스스로를 다 태우는 데 주저가 없었다.


그러니 그 빈자리를 두려워하기보다

그만큼 살아냈던 자신에게

잠시 자부심을 건네도 좋겠다.


그 허무는 끝이 아니라,

네가 무엇을 사랑해왔는지 남겨둔 흔적이니까.


허전함을 안고 있는 너.

오늘도 참 잘 버텼어.

앞으로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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