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삭
넌 뭘 잘하니?
나? 어… 음… 그러게.
친구들이 나의 장점을 물어볼 때마다
난 늘 난처했다.
난 그 무엇도 잘하지도,
그렇다고 특출나게 무언가를 못하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나의 장점은 엉덩이힘.
의자에 앉아 몇 시간이고 버티며 노력하는 그 힘.
그걸 가졌다고 말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엉덩이힘마저 날 배신했다.
노력하면 다 잘될 줄 알았는데,
순간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다가오고
나는 스스로를 무덤으로 끌고 들어간다.
내가 노력마저 할 수 없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만 생각하자고 다짐해 봐도
끝없는 자책과 부정의 굴레 속으로
나는 서서히, 아주 천천히 들어가고야 만다.
이제 다 포기할까,
그만둘까,
수없이 고민도 해봤지만
포기라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그 용기조차 없는 나는
결국 다시 한번
자책의 굴레로 서서히 들어간다.